▲ ‘아베규탄 시민행동’은 6일 오후 국회 앞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본 연설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정은주 통신원]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4일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강제동원 피해 해법을 밝힌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의 규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일 양국 기업의 기부금으로 기금을 조성해서 해결하겠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특히 화해치유재단의 남은 기금을 포함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11월 6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본 연설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은 ‘아베규탄 시민행동’이 주최하여, 정의기억연대, 민주노총, 겨레하나, ‘아베규탄 서대문행동’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국회는 굴욕외교 그만두라!”, “가해자의 사죄 없는 해결방안은 모욕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 박석운 아베규탄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촛불 시대 국회의장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사진 - 통일뉴스 정은주 통신원]

박석운 아베규탄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과연 이런 해법을 내놓은 국회의장이 촛불 시대 국회의장이 맞느냐”며 반문했다.

이어 “박근혜 적폐정권이 첫 번째로 한 것이 위안부 합의였다. 촛불 항쟁으로 위안부 합의도 무효화시키고, 강제동원에 대한 올바른 판결도 끌어냈다. 그리고 지소미아 파기까지 나아간 것이다”라며 문 의장의 이번 발언은 촛불항쟁의 의미를 훼손하는 반역사적인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문 의장에게 “강제동원 피해자와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역사적,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화해치유재단의 기금이 포함되어있는 것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또 다시 모욕을 주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사진 - 통일뉴스 정은주 통신원]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화해치유재단의 기금이 포함되어있는 것에 대해 “한일합의 망령을 되살리는 일이고, 피해자들에게 또 다시 모욕을 주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문 의장의 해법은 “일본 정부의 돈은 들어가 있지도 않아 화해치유재단의 기금을 조성했던 것보다 못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한경희 사무총장은 오랜 기간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이 싸워온 과정을 언급하며 “할머니들이 목숨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외친 것은 일본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이라고 전하고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하지 않고 일본이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왼쪽)과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도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통일뉴스 정은주 통신원]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전국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언급하며 “강제동원 역사는 지우고 덮어버린다고 없어질 역사가 아니다. 그 피해자들의 후손인 우리들이 역사를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16년째 한일 국제교류 연대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의 노동자들 역시 아베와 전범기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 앞으로도 연대하며 끝까지 강제징용 문제해결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문 의장을 포함해 정치인들이 피해자와 국민들의 불매운동과 촛불을 무시하고 있다. 굴욕적 외교방식은 국민정서와 맞지않다”고 규탄했다. 특히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20여일 앞두고 해법 같지도 않은 해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는 국민들의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은 정부에게 졸속 합의와 같은 해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믿고 자주적 외교를 펼쳐라. 그리고 문 의장은 당장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희상 국회의장은 가해자 사죄 없는 해법과 화해치유재단 기금 운운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해명하라”고 요구하며, 강제동원 문제가 정의롭게 해결될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전문)>
문희상 국회의장은 가해자 사죄없는 해법과 화해치유재단 기금 운운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해명하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4일 일본 와세다대학 강연 연설에서, 강제동원 피해 해법이라며 일본기업과 한국기업의 기금과 국민성금을 포함하는 것을 입법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국민성금에는 ‘화해와 치유 재단’ 남은 돈 60억원도 포함하자고 밝혔다.

한 마디로 굴욕이다. 화해치유재단 기금이 어떤 돈인가? 가해자에게 사과받는 대신 면죄부를 주고 받은 돈이다. 소녀상을 철거하겠다는 대가로, 다시는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대가로 받은 돈이다. ‘할머니들을 팔아넘겼다’는 말을 들어 마땅한, 박근혜 정부의 2015한일‘위안부’합의 결과물이다.

촛불 정부 이후에도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되지 않고 미루어지자 결국 김복동 할머니는 쏟아지는 비속에서 휠체어를 타고 1인 시위까지 해야 했다. 이런 피해자들의 외침속에 마침내 정부가 2018년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결정한 것이다. 이런 돈이 화해치유재단 기금이다. 이를 당장 일본에게 돌려주어도 속이 풀리지 않을 마당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주겠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문희상 국회의장은 연설에서 양측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더라도 이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밝혔지만, 국회의장의 책무는 이렇게 가해자 사죄없는 해법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요구대로 가해자에게 사죄를 받아내는 것이 국회의장이 할 일이다.

그 어떤 방식으로도 가해자의 사죄 없는 해결은 있을 수 없다. 아베가 사죄하고 가해기업들이 판결대로 배상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고 최소한의 정의다. 그 정의 실현을 위해 국민들은 불매운동과 촛불로 싸워온 것이다.

강제동원 배상판결이 내려진지 1년이 넘었다. 마땅히 배상받고 위로받아야 할 피해자들은 그 사이에도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피해자들의 삶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가해자는 뻔뻔하기만 하다. 그런 가해자에게 머리 숙이는 것을 해법이라고 입에 올려서는 안된다.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우리 국민 모두를 모욕하는 일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가해자 사죄없는 해법과 화해치유재단 기금 운운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해명하라!
가해자 사죄없는 해결방안 모욕이다. 판결대로 배상하라!
아베 정부와 가해기업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

2019년 11월 6일
아베규탄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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