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1.22 금 21:20
홈 > 현장소식
정영환 “동포가 읽을 만한 책을 쓰고 싶다”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제13회 임종국상 시상식 개최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9.10.31  23:57:45
페이스북 트위터
   

▲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는 31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제13회 임종국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제13회 임종국상 학술부문 수상자 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동포가 읽을 만한 책을 쓰고 싶다. 『해방 공간의 재일조선인사』 한국어판 서문 첫마디를 이런 문장으로 시작했던 것은 이런 절실함을 갖는 재일동포들이 ‘읽을 만한 책’을 쓸 것이 제 바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제13회 임종국상 학술부문 수상저서 『해방 공간의 재일조선인사』의 저자 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학(明治學院大學) 교수는 31일 오후 7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2013년 일본에서 일어로 출간된 정 교수의 이 책은 올해 8월 푸른역사 출판사에서 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정영환 교수는 서경식 선생의 『분단을 산다 -<자이니치>를 넘어서』(1997)와 박경식 선생의 『해방후 재일조선인운동사』(1989) 등을 꼽으며 “이 자리를 빌려 가혹한 분단과 민족차별이 횡행하는 전후 일본사회 속에서 그야말로 ‘민족사 정립’을 위해 외롭게 발언과 연구를 이어오신 연구자들에게 감사의 의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 재일 조선인으로서 학술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은 정영환 교수가 가족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아울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입국이 불허되는 처지에 있었던 제가 이런 영광스러운 날을 맞이한다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저는 현재 ‘해방 5년사’를 이어 조선전쟁(한국전쟁)기의 재일조선인사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종국상 심사위원회는 정영환 교수의 저서를 선정한 이유로 “재일조선인에 대한 일본 사회의 차별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재일조선인의 인권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실천적 지식인”이라며 “그의 연구는 남북한 현대사에서 공백으로 남아있던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당사자의 시점에서 방대한 자료의 치밀한 분석을 통해 메우기 위한 시도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 책은 분단을 극복하고 ‘탈분단의 역사’를 쓰고 있는 ‘동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동아시아 시민들에게 평화를 위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며 “일본의 전쟁책임과 식민지배 책임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끊임없는 실천을 통해 식민지주의와 분단의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연구자이기에 임종국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 제13회 임종국상 언론부문은 KBS 탐사보도부 <밀정> 2부작 제작팀 11명에게 돌아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제13회 임종국상 언론부문은 KBS 탐사보도부 <밀정> 2부작 제작팀 11명에게 돌아갔다.

이재석 KBS 기자는 수상소감에서 “<밀정> 2부작으로 정말 상을 많이 받고 있다”며 “다른 어느 상보다 임종국상은 그 무게감이나 저희들에게 주는 어떤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고 운을 떼고 “젊은 저널리스트들과 스텝들이 정말 혼신과 노력을 통해 끈질기게 탐구했고 그 결과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결과까지 오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저널리즘이 방향을 못 잡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밀정> 2부작과 같은 기획물이 사람들에게 많이 소비되거나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은 시대가 돼 버렸다”고 전제하고 “아무리 시대가 변했더라도 결국에는 기본과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해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영방송 KBS의 책무가 무엇인가 그것도 끊임없이 되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재석 KBS 기자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임종국상 심사위원회는 “<밀정> 2부작은 찾아낸 밀정 혐의자 가운데 현재 독립유공자로 분류되어 있는 사람들을 집중 추적해 그들의 이상행적을 고발했다”며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워, 단지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현재적 시점에서의 밀정’이 누구일지 따져보는 등 2019년에서 밀정이 주는 의미를 폭넓게 이해하고 소비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동안 연구자들의 심층 탐구가 부족했던 ‘밀정’이라는 주제를 공영방송이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KBS 탐사보도부의 이러한 새로운 자료 발굴과 탐사보도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잊혀져왔던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적인 활동과 함께, 은폐되어왔던 민족반역행위를 발굴하고 사회적으로 새로운 관심을 환기했다는 점에서 임종국상의 취지에 부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제13회 임종국상 특별상은 민족음악 연구의 선구자 고(故) 노동은 교수에게 돌아갔다. 고인을 대신해 아들 노관우 국립전통예술고 강사(왼쪽)가 장병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회장으로부터 수상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노관우 강사가 지인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제13회 임종국상 특별상은 민족음악 연구의 선구자 고(故) 노동은 교수 영전에 바쳐졌다.

고인을 대신해 수상한 아들 노관우 국립전통예술고 강사는 “아들인 저를 비롯한 온 가족들과 아버지의 제자 분들의 기쁜 마음을 담아 감사드리고 싶다”고 인사하고 “임종 직전까지도 오랜 기간 작업하셨던 『항일음악 330곡집』의 마지막 교정을 하루에 몇 시간씩 보셨고 재작년에 민족문제연구소를 통해 발간됐다”고 기렸다.

특히 “아버지께서는 여러 상을 타셨지만 늘 가족들에게 단재학술상을 받은 것을 자랑스러워 하셨다”며 “단재학술상이 아버지의 평생 연구에 영감을 주었다면 임종국상이 아버지의 평생의 연구를 인정받고 보상받는 기분이시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고 각별한 사의를 표했다.

임종국상 심사위원회는 “고인은 스스로 자신의 연구 출발점은 친일문제였다고 고백할 정도로 친일음악과 친일음악단체 연구에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다”며 “친일음악이 아닌 항일음악을, 분단음악이 아닌 통일음악을, 기술적 모방과 음악적 허위 의식이 아닌 ‘오늘 여기’의 소리에 주목했다”고 기렸다.

   
▲ 장병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윤경로 심사위원장이 선정경위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장병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올해는 임종국 선생의 30주기로 어느 때보다도 시상식의 뜻이 깊다”며 “어느덧 3.1운동 100주년도 저물어 가는 지금, 임종국 선생의 말씀을 다시금 상기해 본다”며 “친일한 일제하의 행위가 문제가 아니라 참회와 반성이 없었다는 해방 후의 현실이 문제였다. 이 문제에 대한 발본색원의 광정(匡正)이 없는 한 민족사회의 기강은 헛말이다”는 대목을 인용했다.

함세웅 신부는 “시상식 내내 기도하면서 큰 가르침과 느낌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히고 “KBS가 민족문제연구소, 임종국 선생님 이름으로 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적”이라며 “내년이 조선, 동아 100주년이다. 조선, 동아 썩은 언론 없애야 한다. 오늘 오신 11명의 탐사보도팀 제작자들 더 힘을 길러서 썩은 조선, 썩은 동아 실체를 밝혀서 우리나라에서 퇴치할 수 있도록, 이것이 KBS의 역사적 소명”이라고 열변을 토해 참석자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는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영상축사를 했고, 윤경로 심사위원장이 선정경위를 발표했다.

시상식에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 서승 우석대 석좌교수, 독립운동가 후손들, 허수열 전 충남대 교수 등 역대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 수상자와 내외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시상식에는 역대 수상자 등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편, 임종국 선생은 1929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1965년 굴욕적인 한일회담을 계기로 일제침략사와 친일파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친일문학론』(1966)을 시발로 『정신대 실록』(1981), 『일제침략과 친일파』(1982), 『밤의 일제침략사』(1984), 『일제하의 사상탄압』(1985), 『한국문학의 민중사』(1986), 『친일논설 선집』(1987), 『일본군의 조선침략사 1.2』(1988~89)을 연이어 발간했고, 『친일파 총서』를 집필하다 1989년 타계했다. 사후 2005년 임종국선생념사업회가 출범해 임종국상이 제정됐다.

 

 

김치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트위터 뒤로가기 위로가기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현재 0 byte/최대 500byte)
댓글보기(0)
통일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후원하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3-2번지 삼덕빌딩 6층 | Tel 02-6272-0182 | 등록번호 : 서울아00126 | 등록일자 : 2000년 8월 3일 | 발행일자 : 8월 15일
발행·편집인 : 이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계환
Copyright © 2000 - 2015 Tongil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il@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