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하고 한국이 지은 시설을 철거하도록 지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행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4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방문을 통해 보내는 신호는 미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어야 가능성이 높고, 또 한국은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미국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한국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관심을 끄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 지도에 수행한 사실에 주목했다.

최선희 부상의 수행은 진전이 없는 북미 협상에 대해 북한이 느끼는 좌절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반면,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대학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는 미국이 아닌 한국과 북한을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적인 메시지로 읽히는 이유는 ‘자력갱생’을 강조한 점 때문이며, 특히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의미할 수도 있는 ‘선임자’라는 말을 쓰며 한국에 의존한 기존 정책을 비판한 것은 그 점을 뒷받침해준다고 설명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외국과의 관계를 끊고 ‘자력갱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모습을 연이어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정책포커스의 페퍼 소장은 김 위원장이 선임자를 비판한 것은 북한 경제와 내부적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선임자 비판은 통상적이지 않고, 눈에 두드러지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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