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주한 미대사관저 진입 시위를 벌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 7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규탄과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주한 미국 대사관저 진입 시위를 벌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학생 7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21일 오후 이들에 대한 구속 사유 유무를 판단하기위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대진연을 비롯한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등 70여개 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들 대학생들에 대한 구속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의 사죄와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대학생들의 미 대사관저 진입시위는 "주한미군 지원금을 지금의 6배인 6조원으로 인상하라고 폭언을 한 해리스 주한 미대사를 규탄하기 위한 의로운 행위"라고 하면서 "대한민국 주권자인 대학생이 주한 미대사를 찾아가 따지려는게 어찌 구속사유가 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특히 해리스 대사가 대학생들이 연행 된 뒤 "내 고양이들은 무사하다"는 내용의 트윗으로 한국민을 우롱했다며, 이를 1980년 당시 주한미8군사령관이었던 존 위컴이 '한국인들은 들쥐와 같은 근성을 지녔다'고 한 모욕적인 발언과 같은 논조라고 분개했다.

이들은 "이런 모욕을 당해가면서까지 기어이 우리 대학생들을 구속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미국의 호구, 노예의 처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대학생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대진연 소속 한 대학생은 "미 대사관저 진입시위를 벌인 19명 중 7명에게 구속영장일 청구되었으나 주동자도 따로 없는 시위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구속영장 청구"라며 "애초 도주하려고 했다면 담을 넘지도 않았을 것이며 증거인멸은 할 것도 없다"며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 혈세로 부담하게 되는 방위비분담금을 6배 이상 인상하라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항의를 표시하기 위해 대사관저 진입을 시도했던만큼 앞으로도 자주를 위해서는 그까짓 담 언제든지 넘어주겠다"고 말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방위비분담금을 500%이상 올리려는 망발에 저항한 대학생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자존심과 국가의 존재의미가 살아났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의 애국자로 서훈을 해도 시원치않을 대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을 법으로 재판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며, 대학생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호소했다.

김은진 민중당 공동대표는 "해리스 대사를 앞세워 방위비분담금을 강탈하려는 미국의 작태를 그대로 둔다면 나라 살림이 거덜나고 평화도 멀어지게 될 것"이라며, "지난 금요일 대학생들의 미 대사관저 항의방문은 이런 상황에 분노한 민중의 의사와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다. 민중당은 대학생들의 의롭고 상식적이며, 지극히 정당한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 대사의 '고양이 발언'을 언급하고는 "우리 국민을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보다 못한 존재로 만든 것은 적반하장을 넘어 주권을 가진 나라와 국민에게 해서는 안되는 언행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대사관의 공개사과와 해리스 대사 추방을 요구했다.

이날까지 대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에는 6,400명이 서명했으며,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등 70여개 연명단체들이 나섰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2시 55분 서울시 중구 정동 미 대사관저에서 대진연 학생 19명이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 '방위비분담금 인상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이중 18명이 철제 사다리를 타고 대사관저 담을 넘었다.

이날 오후 4시 5분 여학생 11명을 포함해 시위 참가자 19명이 모두 미 대사관저 침입(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체포되었고 서울 남대문경찰서 등으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이중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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