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제네바 기본합의가 체결된 지 25년. 당시 합의를 이끈 주역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북미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9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목표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협상을 통해 북한의 의중을 알아보기 전에 협상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협상단 차석대표를 맡았던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도,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협상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25년 전보다 상황이 더 어려워진 건 맞지만, 비핵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협상에 나설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 과정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25년 전 ‘제네바 합의’가 10년 가까이 북한의 핵 개발을 막았다면서 ‘제네바 합의’를 어떻게든 유지했더라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네바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의 약속 불이행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미국이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정치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별도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이다.

허바드 전 대사는 북한이 잘못한 건 맞지만, 미국의 정치적 상황과도 맞물렸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임 빌 클린턴 정부 때 만들어진 ‘제네바 합의’에 대한 반발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허바드 전 대사는 ‘제네바 합의’를 수정하지 않고 무효화시킨 것은 큰 실수였다며, 작은 걸 막으려다가 더 큰 걸 못 막게 됐다고 지적했으며, 갈루치 전 특사는 1990년대 중반 당시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전망에 대해, 갈루치 전 특사는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1년 반이 걸렸다며,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도 충분한 협상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으며, 허바드 전 대사는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열기 전에 건설적인 실무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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