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전격 사임했다.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며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도 했다.

그는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고 했으며,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동시에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토로했다.

조 장관은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면서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고 밝혔다.

국회를 방문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사임은) 장관의 결심”이었고, “조국 장관은 계속 촛불 지켜보며 무거운 책임감 느꼈다”고 밝혔다. 조국 장관은 13일 검찰개혁 관련 고위 당정청 회의 직후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14일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저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면서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검찰 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검찰 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오늘 조국 법무부 장관이 발표한 검찰 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고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 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면서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그런 가운데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이며 국정과제”라고 확인했다. “정부는 그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면서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다.”

언론의 역할 관련해서는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의 노력을 해 주실 것”을 당부했다.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면서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38분 조국 법무부장관 면직안을 재가했다. 

(추가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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