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회 학술연구원 창립 기념 학술대회가 ‘친일학자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 비판’을 주제로 11일 오후 광복회관에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반일 종족주의라는 용어는 학문적으로 성립이 될 수가 없다. 반일 민족주의 그 정도라면 서로 논쟁하고 해볼 수 있겠지만 반일 종족주의는 사실 말이 안 되는 거다.”

‘친일학자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 비판’을 주제로 1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광복회 학술연구원 창립 기념 학술대회에서 김동환 교수는 “한마디로 논증 없는 허구의 결과물이 ‘반일종족주의’ 구호”라며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반일 민족주의라고 해도 될 걸 종족이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본 사람들은 조선왕조를 멸망시키면서 조선이라는 국호 대신에 ‘이씨 조선’이라고 불렀다”며 “민족의 하위 개념으로 종족주의를 부르짖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 김동환 광복회 학술연구원 교수가 제3주제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동환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가 우리의 지나친 민족주의 때문에 등장했다는 주장에 우리 학계의 많은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 자체가 사실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방이후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보수니 진보니 떠들어대지만 우리 보수는 전형적인 반민족적 보수 아니냐...진보에 민족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고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은 아름다운 표현 같은데, 문제는 몸통을 잃어버린 집단이 좌우로 뭘 날겠느냐. 좌우가 퍼덕대다가 끝나는 거다”라며 “아이덴티니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요약했다.

특히 “이영훈이라는 인물이 샤머니즘이니 궁극적으로는 반일 종족주의의 대표적 몰가치로 묻어버린 단군, 백두산, 또 신채호의 꿈하늘이 바로 그런 것”이라며 “우리 독립군 단체로부터 이념이나 종교, 계층을 넘어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준 중요한 가치들인데 그런 것들을 다 샤머니즘의 덩어리니, 미개, 퇴영, 이렇게 다 몰아버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반일종족주의』의 대표 저자인 이영훈의 글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그것은 학문적 주장이나 대립되는 견해의 간극으로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너무 비학문적이고 초보적인 논리 전개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족이나 종족에 대한 개념적 몰이해로부터,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자료의 선택이 너무 부분적이고 단선적이었다”며 “본질은 외면한 채 현상에만 주목하는 그의 논리는, 생각하는 학자의 자세와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한마디로 논증 없는 허구의 결과물이 그의 ‘반일 종족주의’ 구호”라고 규정했다.

▲ 생존 애국지사 세 분을 포함한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갖고 <독립군가>를 불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사회로 제1주제 “이영훈의 ‘독도 일본 소속’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신운용 광복회 학술연구원 교수이 발표와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발표문을 통해 “샤머니즘에 대한 자기중심적 해석과 함께 페르낭 브로델의 ‘장기지속’이라는 역사철학 개념, 그리고 민족주의에 대한 곡해가 전부”라며 이들을 하나하나 논박하고 “민족주의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근본적으로 무시하고 심정적 반일 종족주의의 합리화까지 진행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영훈은 우리의 민족을 언급하면서도 그 개념이 20세기 초에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며 “한국과 같이 민족형성의 역사가 오래된 민족들은 학문적 주체성을 발휘하여 자기 민족사회사의 자료에 기초하여 ‘전근대’에 민족이 형성됨을 인식하는 새로운 민족형성의 이론을 정립할 필요를 갖게 된다”고 제기하고 “우리 민족의 민족적 특징이 고조선 원민족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영훈에 있어서 일제 강점기 이전의 우리 역사는 의미가 없는 거다. 그냥 미개의 시대고 샤머니즘의 덩어리로 버려야할 유산으로 보고, 진정한 우리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부터 출발한다”며 “모든 우리의 가치를 반일 종족주의로 묻어버리고 이승만의 『독립정신』에 나오는 자유민주주의의 등, 미국이 이미 개척해왔고 우리는 그걸 따라야 한다는 것이 이 사람의 결론”이라고 정리했다.

이영훈, 김낙년, 김용삼, 주익종, 정안기, 이우연 등이 공동집필한 『반일 종족주의』(미래사)는 독도와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우리 사회에서 이미 연구되고 합의된 내용들을 뒤집는 친일적 시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광복회 학술연구원 출범, “식민사관 잔재 청산하고자 한다”

▲ 김원웅 광복회 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광복회 학술연구원 출범을 알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오전 11시에 우리들이 작지만 의미있는 첫 출발을 하나 했다. 광복회 학술연구원 현판식을 했다”며 “식민사관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의 역사계를 바꿔가야 되겠다. 그걸 우리가 좀 하자. 그래서 오늘 작지만 의미있는 출발을 했다”고 밝혔다.

김원웅 회장은 “아무 보상 없이 애국심으로 뭉쳐서 같이 한번 해보자는 네 분의 학자들”이라며 김병기(원장), 김동환, 신운용, 장우순 광복회 학술연구원 교수를 소개했다.

김원웅 회장은 앞으로 석사, 박사과정을 개설하고 연수과정을 강화하겠다면서 “공무원들을 교육시켜서 승진할 때 여기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승진하는데 가점을 주는 그런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학문으로 위장된 반인류, 반민족, 반사회적인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것이 그 사회가 가져야할 의무”라며 “친일찬양금지법을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은 한 사람도 이 다음에 국회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김병기 광복회 학술연구원 원장은 인사말에서 “식민사관의 잔재를 청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병기 광복회 학술연구원 원장은 “3.1혁명 및 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광복회가 새롭게 광복회 학술연구원을 발족하게 됐다”며 “광복회 학술연구원은 광복회의 오랜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였으며, 올바른 독립운동사 연구를 통한 ‘독립운동 정신의 계승’이라는 시대적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우리는 해방이 되었어도 이를(논공행상을) 온전히 실행하지 못했기에 아직도 식민사관을 극복하지 못한 채 친일의 잔재들이 곳곳에서 준동하고 있다”며 “광복회 학술연구원에서는 이러한 식민사관의 잔재를 청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부영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은 “김원웅 광복회장이 취임한 이후에 실질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큰 변화가 우리 광복회에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감축한다”고 인사하고 “역설적으로 이영훈 교수의 저런 망언이, 저런 논리가 우리에게 강력한 예방주사를 놓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학술대회의 의미를 부여했다.

생존 애국지사 세 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서 제1주제 “이영훈의 ‘독도 일본 소속’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신운용 광복회 학술연구원 교수가 발표를,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이 토론을 진행했다.

▲ 광복회 학술연구원 창립기념 학술대회를 기념해 사진을 남겼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제2주제 “이영훈의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김병기 광복회 학술연구원 교수가 발표를, 김명섭 단국대학교 연구교수가 토론을, 제3주제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김동환 광복회 학술원 교수가 발표를, 이치석 전 함석헌씨알사상연구원 원장이 토론을, 제4주제 “이영훈의 ‘일본군 위안부’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장우순 광복회 학술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를, 서민교 동국대학 교수가 토론을 각각 맡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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