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북한의 대미협상 라인인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김명길 북미실무협상 수석대표를 어떻게 볼까?

<미국의소리>(VOA)는 25일, 과거 북미 협상에서 북한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미국통 외교관들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릴 경우 전면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들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군사∙외교 현안을 논의했던 미 전직 관리들로부터 북한 대미협상팀의 면모를 들어봤다”면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김명길 수석대표의 경우,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그를 다가가기 쉬운 성격의 인물로 기억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국무부 한국과장을 맡았던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당시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참사관이었던 김명길 수석대표와 그의 상사였던 리근 전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자주 만났다.

김명길 수석대표는 당시 북한 대표부에서 연차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외교관으로서의 전문성이나 지식 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는 게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의 설명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역시 김명길 수석대표가 친근하고 예의바른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의 인물 됨됨이와는 별개로 김명길 수석대표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 이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선희 제1부상의 경우, VOA는 그가 “이번 실무회담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협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미국 국무부 고위급 통역을 맡았던 김동현 전 통역관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 통역을 맡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맞상대 역할을 했다.

김 전 통역관은 최선희 제1부상에 대해 “거기는 강경파입니다. 소위 ‘하드라이너’가 돼서, 당 지도부에 대한 충성심이 남자와 여자가 거의 차이 없습니다. 그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견지하겠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성으로서 부드러운 태도를 보인 적 없습니다. 안색도 매우 시리어스(진지)하고, 화낸 얼굴을 하기도 하고. 자기 임무인 통역을 하려고 집중을 하긴 했지만…”하며 주로 단호한 모습을 기억했다.

아울러, 최선희 제1부상이 실무 회담에서 나온 내용을 자체적으로 정리해 상부에 보고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용호 외무상의 경우, “세련된 외교관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라고 VOA는 평했다.

1994년 10월 북미 간 제네바합의로 이어진 협상에 참여한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당시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차장 겸 핵군축담당 부국장이었던 리용호 외무성을 직접 상대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리용호 외무상이 같이 일하기 매우 효율적인 상대였다면서, 영어 구사도 완벽했고, 핵 군축 전문가로 육성돼 관련 사안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리용호 전 외무상이 매우 창의적이고 유머감각도 뛰어났다며, 동시에 실용적인 면도 있었다고 회고했지만, 협상 과정과 결과를 좌우하는 건 협상단의 면모보다는 북한 수뇌부의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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