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북한대학원대학교는 23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 동아시아 정세변화와 한반도의 미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통일뉴스 황지은 기자]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북한대학원대학교는 23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교 정산홀에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 창립 47주년 및 북한대학원대학교 30주년, Asian Perspective 창간 42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회의는 국제학술회의는 박재규 경남대 총장의 개회사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제 1회의 '동아시아 정세변화와 한반도 미래', 제 2회의 '북한연구의 과제와 전망' 순으로 진행됐다. 

개회사에서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북한대학원대학교는 북한․통일문제 연구와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에 주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북한·통일문제의 학문적 연구와 교육에 있어서 더욱 노력해갈 것이며, 정책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남북관계가 해야 하는 역할들이 분명 존재한다”며 “우리 정부도 북미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해 나가면서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관계 역시 여러 계기를 활용해 재개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제1회의는 좌담회(Co-chairs debate) 형태로 진행됐다. 주일대사를 지낸 이수훈 경남대 교수가 사회를, 칼라 프리만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 진징이 중국 북경대 교수, 알렉산더 제빈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문제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참가했다.

모두발언에서 칼라 프리만 교수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지금이 답보상태가 아닌가 하는 우려는 사실”이라며 “북미간의 비핵화 합의 등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동력이 약화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경우 정상외교가 너무 이른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이 수용 가능한 목표에 대해서 사전에 조율하고 대응했어야 하는데, 현재 공석도 많고 인원교체가 많다보니 대통령 혼자 대처해 나아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선 미국이 한국 정부와 정책적인 조율을 좀 더 긴밀히 해야 한다”며 “중국과도 협력을 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코노기 교수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간 협상이라고 할 수 있다”며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인 비핵화를 미국이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협상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소위 ‘빅딜’이라고 해서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다가 협상에 실패했다”며 “그런데 최근의 행보를 보면 미국 내에서도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동결 단계를 구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계적인 비핵화가 합의된다 하더라고 각 단계마다 실무협상에서 따져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진징이 교수는 그는 “지난 해부터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제재를 확 풀게 되면 북한이 감당할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북한 을 변화시키려면 결국 시장경제의 바다에 빠뜨리는 것이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혁개방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가 커질수록 북핵문제 해결의 가능성도 커진다”며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는 북한을 최빈국 지위를 탈피한 나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만들려는 의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제빈 소장은 “북미 대화의 현재 상황을 보았을 때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은 없을 것”이라며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정상 간 대화가 주어지는 기회를 쉽게 놓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가 어느 정도 상이한 정치적 태도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상호간의 협력을 이행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화의 속도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미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경험이 적다는 것과 미국 역시 북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불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핵화를 위한 국제 협력과  관련해서는 “지난 30년 간 한반도에는 핵문제와 관련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지역의 안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비핵화를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관계 역시 여러 계기를 활용해 재개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오후에 이어진 제2회의에서는 양문수 북학대학원대 부총장의 사회로 김영수 서강대 교수와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북한연구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안호영 북한대학원대 총장, 최완규 신한대 석좌교수, 박순성 동국대 교수, 최대석 이화여대 대외부총장, 유호열 고려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이번 회의에는 주한 외교 사절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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