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5남측위원회는 19일 오전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1주년 평화통일대회’를 개최하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강대국들의 각축을 뚫고 겨레의 주권과 평화를 실현하며 분단과 전쟁의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서는, 낡은 정책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남북합의들을 확실하게 이행해야 합니다.”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19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1년이 된 19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원회)는 ‘평화통일대회’를 갖고 현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6.15남측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1주년 평화통일대회’를 개최하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대표와 최예진 청춘의지성 대표가 호소문을 공동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호소문은 “1년 전 오늘, 남과 북의 양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고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채택, 발표했다”며 “군사분계선의 감시초소들이 폭파되었고, 평화의 길이 또 하나 이어졌다. 남북 철도 조사가 시작되어 곧 끊어진 혈맥을 튼튼히 잇게 되리라는 기대감도 높았다”고 성과를 꼽고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6.15남측위원회는 “북미대화가 결실을 거두기를 그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협력정책을 펼쳐 북미간 관계개선을 촉진해야 한다”며 특히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북도 확실한 의지를 밝힌 만큼, 우리 정부가 우선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의 대상도 아닌 금강산 관광조차 미국의 눈치를 보며 재개할 수 없다면 남북간 신뢰는 더욱 훼손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

또한 “군사분야 합의를 철저히 실현하여 평화체제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며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선제공격을 위한 첨단무기 도입을 중단해야 하며, 평화군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기념사에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과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는 민족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며 “9월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는 오늘, 다시 되돌아가지 않는, 멈춰 서지 않는 남북관계를 위한 성찰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이창복 의장은 “북미대화가 부침을 거듭한 것은 역시 신뢰의 문제”라며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새로운 신뢰관계 구축을 우선에 둔 대화와 협상이 진행되기를 북미 양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의장 역시 “북미대화가 어렵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멈춰 설 이유는 없다”고 강조하고 “멈춰선 남북관계에 동력을 불어 넣으려면,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우선 중단하고,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여 무력증강 등 군사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점과 “남북이 이미 약속했고, 북측이 아무 조건없이, 대가없이 재개하겠다고 밝힌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철도도로연결은 우리 정부가 결단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앞세웠다.

이 의장은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도전이 거센 전환기다. 전환기를 헤쳐 갈 유일한 힘도 우리 민족끼리, 민족의 자주와 남북관계 발전에 있다”며 “새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 정부와 민간, 국민이 함께 힘 모아 나아가자”고 제시했다.

▲ 6.15남측위가 주최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1주년 평화통일대회에는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작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던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 원택 스님은 “저는 서울에 오면 곧 평화왕래가 되는 줄 아는 착각에 빠졌다”며 허탈한 웃음을 짓고 “지난 1년을 돌아보면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하고 약속한 것들을 이행하는데서 어려움이 있고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고 평하고 남북 당국은 물론 민간도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은 2017년, 2018년에 이어 “유엔시민평화대표단은 원래 유엔 총회 기간에 대표단을 보내는 걸로 예정했다”며 그러나 사전답사 결과 그 기간에는 “실제 가서 할 수 있는 게 제한된다”고 판단해 10월 말에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성우 이사장은 “지역부분 대표들이 다 함께 가고, 각계 대표들이 함께 하는 시민평화대표단을 10월 하순에 출발시키고자 한다”며 성원과 지원을 당부했다.

▲ 조게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 원택 스님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 신양수 현대관광개발 대표이사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금강산기업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신양수 현대관광개발 대표는 “2007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시점까지 약 200만 명의 남측 국민들이 금강산을 방문했고, 이산가족 상봉, 민간교류 등이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회고하고 “평화와 교류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은 올해로 중단된 지가 11년을 지나가고 있다... 기업인들의 피해와 고통 역시 11년 동안 이루 말할 수 없다. 정말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신양수 대표는 “남북미 정상들께서는 이제는 과감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정중히 촉구드린다”며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 평화의 작은 불씨를 살리는데 저희 금강산관광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 위원을 맡고 있는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는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10일 폐쇄됐다”며 “부당하고 불법적인 폐쇄였다는 것이 저희들의 확신”이라고 말하고 “정부가 수천억 원을 경협기업을 지원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대출이라고 이야기 안 하고 발표를 계속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방용만 대표는 “기업들이 얘기하면 수첩에다 메모만 하고 끝나는 것을 14년 동안 봤다”며 “투자자가 들어가서 한 번 점검하는 것도 못하고, 그것을 북쪽을 설득 못 한다는 게 우리 관료들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하고 “앞으로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힘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활동을 벌여온 박명은 양타원 교무는 “미국 MD 체제의 핵심적인 사드의 완전 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사드 기지 완성을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반기고 “사드 배치 철회까지 선언된다면 미국의 대한민국 중거리미사일 배치 야욕은 확실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북측 만담가 신불출 작품인 ‘계란 강짜’를 남북연극교류추진위 소속 이명은, 최승연 배우가 열연해 웃음갈채를 받기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미경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되 평화통일대회에서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대표와 최예진 청춘의지성 대표가 호소문을 공동낭독 했으며, 북측 만담가 신불출 작품인 ‘계란 강짜’를 남북연극교류추진위 소속 이명은, 최승연 배우가 9월 평양공동선언 1주년에 맞게 각색해 선보여 참석자들의 웃음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대회장에는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조헌정 6.15서울본부 상임대표,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기형 전농 사무총장,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이상규 민중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1주년, 평화통일대회 호소문(전문)

9.19 평양공동선언 발표 1주년이 되었습니다.
1년 전 오늘, 남과 북의 양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고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채택, 발표하였습니다.

남과 북은 교류협력을 증대하고,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동,서해선 철도 도로 착공식을 연내 개최하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하였고, 인도적 협력, 환경 및 보건 협력,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기로도 하였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끝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근본적인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데로 발전시키기로 약속했습니다.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실현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습니다.

군사분계선의 감시초소들이 폭파되었고, 평화의 길이 또 하나 이어졌습니다.
남북 철도 조사가 시작되어 곧 끊어진 혈맥을 튼튼히 잇게 되리라는 기대감도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9월 평양공동선언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으며, 남북 사이의 모든 대화는 중단되었습니다.

남북화해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선도하고 뒷받침하는 가장 튼튼한 버팀목입니다. 북미대화가 결실을 거두기를 그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협력정책을 펼쳐 북미간 관계개선을 촉진해야 합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북도 확실한 의지를 밝힌 만큼, 우리 정부가 우선 결단해야 합니다.
대북 제재의 대상도 아닌 금강산 관광조차 미국의 눈치를 보며 재개할 수 없다면 남북간 신뢰는 더욱 훼손될 것이 분명합니다.

군사분야 합의를 철저히 실현하여 평화체제의 토대를 닦아야 합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서 북미협상이 핵심적인 요인이더라도, 당사자로서 남과 북의 역할과 의지 또한 중요합니다.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선제공격을 위한 첨단무기 도입을 중단해야 하며, 평화군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반도는 지금, 과거의 낡은 틀, 대결과 전쟁의 틀을 깨고 새로운 화해와 평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강대국들의 각축을 뚫고 겨레의 주권과 평화를 실현하며 분단과 전쟁의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서는, 낡은 정책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남북합의들을 확실하게 이행해야 합니다.
온 겨레가 굳게 단결하여 남북공동선언들을 실현하여 평화, 번영, 통일의 길을 활짝 열어 냅시다.

2019년 9월 19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추가,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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