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에게 아태 지역 내 미국의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13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4일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지난 2일 백색국가에서 한국 제외 결정 등을 거론하며 “일본과 한국이 가장 어두운 시간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나라의 무역 마찰이 지역 안보 프레임에도 충격을 추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동아시아 개입에서 핵심 역할을 하던 한.일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 지역 안보 틀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달리 중국과 일본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외교 차관급 전략대화가 7년 만에 재개되고 내년 봄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일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동시에 중국이 한일 갈등을 마냥 즐거워하지 못하는 이유도 밝혔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이 본격 추진 중인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난관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15억명 소비자와 총 21조 달러로 전세계 GDP의 20%를 점유하는 거대 시장이 탄생한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3국간 역사.영토 분쟁과 역외국가(주-미국)의 간섭으로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지적했다.

“세계적 보호무역주의의 부상이 한중일 FTA를 가속화하는 핵심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일관계가 계속 위축되면 협상도 방해를 받을 것”이고 “단기간에 타결될 것 같지 않다”고 봤다.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변화가 (FTA) 프로세스 촉진에 제한적인 역할만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희망하는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방한 명분이 될만한 별다른 계기도 없는데다, 한.일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어느 한쪽을 편드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이 내년 봄 방일 때 한국도 방문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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