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수출규제 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감속기 전문기업인 SBB테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이 회사는 감속기를 그 전에는 수입에만 의존해 왔었는데 자체 생산하는데 성공한 그런 기업”이라며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차원의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소재한 정밀제어용 감속기 전문기업인 SBB테크는 반도체·LCD장비, 로봇 등 정밀제어에 필요한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던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그러나 SBB테크는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 기술개발 성공 이후 실증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해 소규모 시제품만 판매하고 있는 상태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조치 발표 이후 국내 로봇제조 기업들과 성능 및 신뢰성 평가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금번 추경 예산 지원 및 수요기업 연계 등을 통해 조기에 대규모 양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열처리강을 감속기로 만드는 ‘형상가공 – 조립 - 성능·품질검사 공정’을 차례로 둘러보고, SBB테크 관계자로부터 생산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은 뒤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SBB테크의 기술개발 노력을 격려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SBB테크와 같이 기술력으로 무장한 강소기업에게는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부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그런 기업들에게 당장 어려움이 되고 있지만 길게 보고 우리의 산업생태계를 바꾸는 그런 기회로 삼아나갔으면 한다”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을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회사와 노동자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직접 청취한 뒤 문 대통령은 “국가 R&D를 좀 더 중소기업 쪽으로 더 많이 배분”되도록 하겠다며 품질 검증 공인 제도를 마련해 “공적인 인증을 받으면 그러면 대기업은 그것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그런 부분까지 좀 챙겨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지난 2일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다시는 기술 패권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물론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등이 동행했고, 청와대에서 이호승 경제수석, 이공주 과학기술보좌관, 강성천 산업정책비서관, 석종훈 중소벤처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간담회에는 류재완 SBB테크 대표이사 및 임․직원이 참여했다.

(추가, 2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