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경남대 초빙 석좌교수) 

 

북한이 7월25일에 이어 엿새 만인 31일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북한은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사격'으로 8월1일 공식 발표)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는 강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그리고 문 정부는 비핵화 협상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의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남북미 3자 정상 회동(6.30) 이후 조성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그리고 북한이 이틀 만에 8월2일 새벽에 세 번째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시일 2발을 발사했다. 8월초부터 실시하는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대이자, 불만을 표시하는 군사 시위용이다.

판문점 북미정상회동시 합의한 북미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이 3번씩이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유가 뭔가를 이해하는 것은 북미실무협상 재개 시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북한외무성 대변인(7.16)의 담화를 살펴보자.

한미 ‘19-2’ 연합위기관리연습(CPX)과 실무회담재개와 연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7월16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판문점 조미(북미) 수뇌상봉을 계기로 조미 사이의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며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CPX) 문제를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연계를 언급하여 북미 실무회담 재개의 장애물로 등장하였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6.30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이후 2∼3주내 열릴 것으로 관측됐던 북미 실무회담 재개도 당분간 물 건너가게 되었다.

북한의 한미 ‘19-2 동맹’ CPX연습에 대한 반대 이유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지적한대로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당시 한미 훈련 문제가 북미 정상 간에 논의됐다는 사실을 새롭게 공개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합동군사연습 중지는 미국의 군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 판문점 조미수뇌상봉 때에도 우리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 양측의 한미 군사연습은 전연 다른 시각에서 조망하고 있다. 한미 ‘19-2 동맹’ CPX연습은 종전 시행된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행사능력을 평가하는 최초 작전운용 능력(IOC)에 대한 검증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8월에 실시하는 한미 19-2 동맹연습은 기존 UFG의 축소한 군사 연습이고 전략자산 전개도 없는 시뮬레이션 연습인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한미 군사연습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실무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내 걸고 있다. 따라서 판문점 회동을 통해 북미 실무회담이 재개되어 개최될 예정인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도 재선을 위해 북미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고 그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후 한미훈련에 대해 보인 태도를 고려하면 미국이 한미 군사연습 문제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을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이 7월 두 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정치적 함의는?

앞에서 지적한대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한미 19-2 동맹 훈련을 북미 실무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암시하면서 7월에 두 차례에 걸쳐 7월25일과 7월3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여 북한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외교적으로도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불참을 통보하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동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등 강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대미 적대적인 신호는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7.16)와 관련 있어 한미 당국은 신중히 한미 연합훈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이런 적대적 태도는 지금까지 지연시키고 있는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미 실무회담 재개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유예‧연기할 때까지 계속해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8월 실시 예정인 19-2 동맹 CPX 훈련을 반대하는 군사적 시위용이 틀림없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군사적 행동을 보이는 것은 비핵-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도움이 안 된다.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8월 한미 CPX 훈련을 연기하거나 유예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다.

지금 현재 한일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현 시점에서 8월에 예정된 CPX 훈련을 잠정 연기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당장 CPX 훈련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한일 무역갈등이 다소 해소된 다음에 실시해도 무방하다. 또한 북미 실무회담도 추진 중이니 군사적 행동으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체제보장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북미 실무회담이 핀문점 북미 정상회동에서 합의한 2-3주내 개최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연되고 있어 너무 실망스럽다. 향후 비건-김명길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논의해야 할 핵심사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의 개념에 합의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 한반도 정세를 바르게 인식해 주길 기대한다. 7월에 두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해 한반도 비핵-평화프로세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시킬 의도에 반하여 오히려 한미 군사동맹 관계를 공고화하게 되었고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것이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무모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즉각 중단하고 판문점 북미 정상 회담에 합의한 대로 북미 실무협상을 재개하여 비핵화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 길만이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받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더 이상 탄도미사일 발사는 없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의 의도는 예정된 8월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시키기 위한 전술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예정된 8월 한미연합훈련을 한미 합의하에 유예 혹은 연기하면 문제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한미군부가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북한은 내년 재선을 의식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한미 군당국이 8월 한미 CPX 훈련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 같이 않아 보인다. 따라서 8월 연합훈련이 끝날 때까지 북미 실무회담 재개는 어려울 것이고 9월에 가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국어대 학사, 미국 Clark 대학원 석사, 미국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 국제관계학 박사. 전 미국 Eastern Kentucky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 전 통일연구원 원장. 현재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명예교수, 경남대 초빙 석좌교수, 한반도미래 전략 연구원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통일전략연구협의회(LA) 회장, 미주 민주참여포럼(KAPAC)상임고문 등, 경남대 명예정치학 박사 수여(2019),글로벌평화재단이 수여하는 혁신학술연구분야 평화상 수상(2012). 32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300편 이상 출판; 주요저서: 『한반도평화,비핵화 그리고 통일: 어떻게 이룰것인가?』 (통일뉴스, 2019),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 공저: 『한반도 평화체제 의 모색』 등; 영문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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