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姓을 우롱코 「피의 채찍」을 치던 곳
= 4.19때 쫓겨 갔던 사슴은 제자리서 놀고 =

景武台署가 機動警察隊로

靑瓦臺의 봄

○... 靑瓦臺에 봄이 왔다. 四.一九통에 정릉으로 옮겨졌던 사슴 세 마리가 이제 다시 돌아와서 잔디 위에 조용히 엎드렸다. 숲에는 수백 마리의 꿩이 손에 닿도록 가까운 곳에서 설설 기어 다니고, 연못에는 금붕어들이 뾰로통한 주둥이를 내밀어 봄냄새를 쪽쪽 들이마시고 있다.

하늬바람을 타고 따사로운 볕이 너울거리는 이 언저리-북악산 기슭에 봄은 다시 찾아 온 것이다.

꺼져 들어갈 듯 아늑하고 평화로운 정경이다.

○... 작년 봄 이맘때도 이곳에는 금년과 다름없는 봄이 왔었다. 자연은 새를 날려 보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게 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그곳에 두터운 막을 치고 독(毒)을 퍼뜨렸다 자유당의 아성(牙城) 景武臺가 그것이었던 것이다. 썩어 문드러져 가는 세력들이 이곳을 감싸 돌며 백성을 우롱하고 「피의 채찍」을 했었다.
박해와 압박, 폭력과 기만 헐벗음과 굶주림 - 남는 것은 이런 것들뿐이었다.
아! 정녕 이 민족은 죽지 않았었다. 젊은 용솟음치었다.

○... 「청와대」로 통하는 깨끗한 「아스팔트」 길에도 봄너울이 조용히 덮였다.
이 길에서 민주의 대도(大道)를 닦으려는 청년들의 뜨거운 피가 샘처럼 흘러내렸다. 독재자의 앞잡이들이 쏘아대는 모진 총탄에 학생들은 낫자루에 쓰러지는 풀잎처럼 넘어져갔다. 맨주먹으로, 톱(몸)으로 전차(電車)를 밀어 「바리케트」를 뚫고 무차별 쏘아대는 총탄 속에 동료의 시체를 넘고 넘어... 정의를 부르짖으러 경무대로 향했다.
그래도 총알은 빗발치듯 그치지 않고 죽어가면서도 학생들은 후퇴할 줄 몰랐다.
피가, 겨레의 절규가 이 길에 강물처럼 굽이쳐 흘렀었다.
- 그 피가 지금은 말끔히 가시고 없다.
어제그제 목요일은 대통령 면접날이었다.
딱한 사정을 호소하려는 시민들이 이 길을 밟고 청와대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호소가 얼마만한 효과를 거둘 것인지?
경무대 경찰서 자리에 주둔한 「기동경찰대원」의 모습을 유심스러우며 의아롭게 바라보며....

 

▲ 4月이 오네 (1) [민족일보 이미지]
사진上: 새봄을 맞은 靑瓦台本官.
사진下: 一年前 경무대 入口 「바리케이드」 앞에서 發射된 催淚彈을 집어 警戒隊쪽으로 되던지는 光景.

 

<민족일보> 1961년 3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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