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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에 대한 법적논쟁<기고> 유엔사와 유엔깃발 논쟁 (1)
이시우  |  siwoo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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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30  16: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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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 사진가

 

목차

1. 유엔사와 유엔기

2. 유엔기에 대한 법적논쟁

3. 유엔기에 대한 정치투쟁

4. 유엔깃발투쟁 시 북·미 전술분석
  1) 미국의 실패와 성공
     (1) 미국 발등 찍은 유엔총회
    
(2) 안보리이관의 실패
    
(3) 유엔에서 미국권위의 균열
    
(4) 살라미전술의 성공
  2) 북의 성공과 실패
    
(1) 유엔에서의 성공
    
(2) 유엔사해체의 실패

5. 유엔깃발 논쟁의 전망
  1) 의제설정 무대
  2) 전제
 
3) 전가
 
4) 순서
 
5) 배치

6. 결론


 

1. 유엔사와 유엔기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비무장지대 올렛초소를 방문했다. 당시 올렛초소에는 세 걔의 깃발이 게양되어 있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19년 6월 30일 트럼프 대톨령이 방문한 비무장지대 올렛초소에는 세 개의 깃발이 게양되어 있었다. 성조기와 태극기 그리고 유엔기였다. 다른 비무장지대의 초소에는 이중 성조기를 빼고 태극기와 유엔기가 게양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시간 일본 오키나와 캠프 카데나 사령부 건물 앞에는 성조기와 일장기 그리고 유엔기가 게양되어 있었다. 태극기가 일장기로 바뀌었지만 성조기와 유엔기만은 공통으로 게양되어 있었다.

이 유엔기는 비무장지대에서 오키나와까지 직선거리로 약 1,300km에 해당하는 이 광대한 지역이 유엔군사령관의 작전통제하에 있음을 알려주는 표식이다. 그러나 유엔사가 유엔조직이 아니라고 유엔이 확인하였는데 유엔기를 사용하는 것은 타당한 일인가? 이 글에서 나는 유엔사가 사용하고 있는 유엔깃발승인을 취소시키기 위한 법적·정치적 논쟁을 살펴보고 유엔기사용승인취소 운동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2. 유엔기에 대한 법적논쟁

1993년 12월 24일에 남·북간 국경을 넘은 유엔사무총장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Boutros Boutros Ghali)는 판문점에서 “나는 유엔사에 유엔기를 게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주1) 후에 크리머(Shawn P. Creamer) 대령은 갈리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1950년 7월 7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84호의 일부로 유엔사작전 중에 유엔깃발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미국에 부여했다. 더욱이 1950년 사무총장인 트리그브 리(Trygve Lie)는 결의 84가 통과되었을 때 오스틴(Warren R. Austin) 유엔미국대사에게 유엔깃발을 보냈다. 콜린스(J. Lawton Collins) 미 육군참모총장은 1950년 7월 14일 맥아더 장군에게 이 깃발을 전달했다. 이후 1950년 7월 17일, 유엔사무총장의 개인대표인 남아공의 카친(Alfred G. Katzin) 대령이 한국지상전의 작전통제권을 가진 미8군사령관에게 유엔깃발을 선물했다. 두 행동 모두 유엔지도부가 의도적으로 유엔깃발을 통합사령부에 수여했으며 따라서 유엔안보리결의 84는 실수가 아니었다. 현대의 유엔지도부가 1950년의 행동에 대해 우려할지 모르지만 유엔사가 유엔깃발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주2)

모두 그럴듯해 보이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는 크리머 대령의 주관적 해석일 뿐이다. 유엔기사용을 승인한 안보리결의 84호 자체의 합법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유엔헌장의 초안자 중 한사람이자 유엔헌장에 대한 가장 권위있는 해설자로 인정받았던 한스 켈젠(Hans Kelsen)은 바로 이 사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비록 안보리 권고에 의하여 수행된 작전이라 할지라도, 회원국과 비회원국(한국)병력의 군사작전 내에서의 유엔기사용이 그 당시 발효 중이었던 유엔깃발법에 합치된 것이었는지는 무척 의심스럽다. 그러나 1950년 7월 7일 안보리 결의 후, 즉 7월 28일 사무총장은 ‘군사작전에서의 깃발사용’이란 제목의 6항아래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는 새 깃발법을 공표했다: ‘깃발은 유엔의 법적자격을 갖는 기구에 의해 발효된 명시적인 승인이 있을 경우에만 군사작전에서 사용될 수 있다.’(주3)

7월 7일 안보리결의가 유엔기사용을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엔 그 근거인 유엔깃발법에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사용”에 관한 조항자체가 없었다. 미국통합사령부가 창설된 7월 25일까지 이 사실을 몰랐는지 유엔사무총장은 3일 뒤인 28일에 가서야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 항목을 추가하여 유엔깃발법을 개정하였다. 사후입법인 것이다. 그러나 법적규정이 없었다하더라도 유엔안보리가 결의했기에 합법성이 인정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는 미국의 주장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켈젠은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총회의 167(Ⅱ)호 결의에 따르면, 깃발사용을 승인할 능력이 있는 유일한 유엔기구는 사무총장이었고, 새 깃발법은 이 권한을 유엔의 다른 어떤 기관들에도 위임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무총장은 아마도 총회와 안보리가 깃발사용을 승인할 능력이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유엔헌장에도 총회167(Ⅱ)결의 어디에도 그 근거가 없다. 새 깃발법 6항의 효력은 사무총장이 군사작전에 관한 권한을 가진 유엔의 다른 기관에 깃발의 사용승인권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 깃발법의 6항은 안보리가 권고한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을 승인한 안보리의 결의안에 대한 사후정당화일 뿐이다.(주4)

즉 유엔깃발법에 따르면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사용을 승인할 수 있는 ‘법적자격을 갖는 기구’란 오직 유엔사무총장이다. 유엔사무총장에게만 유엔기사용승인권한이 있는 것이다. 사무총장이 위임하지 않는 한 어떤 유엔기관도 유엔기사용에 대한 승인권을 갖지 않는다. 사무총장의 위임없이 안보리가 미국통합사령부에 유엔기사용을 승인했기에 이는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는 것이다. 즉 안보리는 유엔깃발사용승인권이 없다. 만약 사무총장이 안보리에 깃발사용권을 위임했다 해도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사용’ 조항은 무려 20일 후에나 개정되었으므로 명백한 사후입법이다. 더구나 사무총장은 유엔기사용권을 위임한 것에 불과하므로 한국전쟁 당시의 법적 모호성과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금 당장 유엔기사용권의 위임을 철회한다면 유엔기의 사용은 불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1993년 판문점에서 유엔기사용여부를 논한 부트로스 갈리 사무총장발언은 법적으로 완벽하다. 크리머 대령이 댄 근거들은 오히려 법적 흠결이 실행된 증거일 뿐이다. 한국전쟁 발발이래 이러한 논쟁은 지속되어 왔으며 해석과 논쟁에 그치지 않고 유엔무대에서 국제정치투쟁으로 발화되었다. 유엔기사용취소투쟁은 깃발사용을 둘러싼,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정치투쟁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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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Shawn P. Creamer(U.S. Army Colonel), The United Nations Command and the Sending States, p.2

2) Shawn P. Creamer(U.S. Army Colonel), The United Nations Command and the Sending States, p.2

3) H. Kelsen, The Law of The United Nations: A Critical Analysis of Its Fundamental Problems (New York: Frederick A. Praeger, 1950), p.939

4) H. Kelsen, The Law of The United Nations: A Critical Analysis of Its Fundamental Problems (New York: Frederick A. Praeger, 1950), p.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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