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4일(현지시각) ‘스몰딜’(small deal)이 대북 협상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외교 경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김정은 간 판문점 회동 이후 달라진 워싱턴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판문점 회동 이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 정책을 둘러싼 싸움이 다시 살아나고 있”고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스몰딜’로 알려진 ‘단계적 접근’(step-by-step approach)의 귀환”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귀국 항공기 내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비보도’ 전제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이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는 고려하지 않지만, 인도지원과 인적 교류, 연락사무소 개설 등이 가능하다고 예시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동결’을 첫 단계(first step)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즉각 NSC 내 누구도 “핵 동결 타결”을 논의하거나 들은 바 없다는 트윗을 올렸고, 그가 북핵 해법 논의에서 배제됐다는 또다른 증거로 풀이됐다.

로긴은 “볼턴의 트윗은 그가 뉴욕타임스 기사를 확인 또는 부인했다는 뜻이 아니라 (볼턴이 이끄는) NSC가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말일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볼턴에게 북핵 협상은 ‘빅딜’ 아니면 ‘판 깨기’다. 

반면, 비건의 팀이 잠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건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 그가 북측 대표인 김혁철과 협의한 방안도 바로 그것이다. 문제는 향후 북미 협상에서 “너무 많은 지렛대를 포기하지 않고도 미국을 더 안전하게 하는 잠정적 합의를 찾아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조엘 위트는 “단계적으로 가려 할 때마다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늘 제기됐지만 다른 방법으로는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가는 게 좋을 수도 있는데 매 단계마다 성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을 ‘큰 승리’로 포장할 위험성도 있고, 정보기관들이 우려하듯 북한이 끝내 완전한 핵 포기를 거부해 ‘스몰딜’이 얻을 수 있는 전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부 아니면 전무’ 접근은 외교의 조기 종료, 긴장 고조와 충돌의 위험성을 고조시킨다. 

로긴은 “폼페이오와 비건이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좋은 스몰딜을 이루어낼 가능성은 적지만, 그들이 그걸 시도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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