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온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지난달 30일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동을 1972년 2월 닉슨-마오쩌둥 회동에 빗대 긍정 평가했다. 

이 신문은 “거의 50년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마오쩌둥을 만났을 때”, “두 지도자는 그들의 나라를 새로운 길로 이끌고 있음을 알았으나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거의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만남이 결국 1978년 12월 16일 미중 수교선언으로 이어졌고 선언은 다음해 1월 1일 발효됐다. 바로 올해가 미중수교 40주년이다. 닉슨과 마오쩌둥은 오늘날 중국의 내적 변화나 미중 간 뒤얽힌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예상하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신문은 “이제 트럼프와 김정은 차례”라고 짚었다. 북한 핵무기 관련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두 정상은 서로가 바라던 관계를 맺는 길로 들어섰다. 판문점 회동을 포함한 3번의 만남을 통해 상호인정과 존중이라는 나름의 상징적인 결과물을 내놨다.

닉슨-마오쩌둥과 마찬가지로 북.미 정상은 그들의 실험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북한의 경제와 외교적 자세는 이미 변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 전문가와 전직 미국 정보분석가, 국제관계 학자들을 인용해 “그러한 변화가 한때 닫혔던 가능성을 열어젖히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김정은이 대내적으로 전략이 바뀌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모두 경제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제재 완화를 불러오면 김 위원장도 보다 부드러워질 수 있다고 봤다. 

카토연구소 엠마 애쉬포드는 “김정은이 북한 경제에 자유화는 아니지만 상향식 시장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인정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고,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전문가 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긴 논쟁이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그가 핵무기를 외부 침략을 막는 억지력으로 본다면, 그는 트럼프의 ‘인정 쇼’를 그의 핵전략이 성공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외교와 무역을 위한 공간을 얻어낼 수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한다고 해도 남한과의 관계 설정은 여전히 난제일 것이다. 현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북한에 유화적이지만, 역대 한국의 보수정권은 북한에 강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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