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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북맹탈출 평양이야기' 독후감 수상작④> 김이정 학생
김이정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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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0  13: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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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지난 15일 '알아야 통일이다' 『북맹탈출 평양이야기』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5월 31일까지 3개월간 민주노총 조합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김이경 작가의 『북맹탈출 평양이야기』에 대한 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에 대한 시상이었다.

공모전 수상작으로는 대상에 '그것이 알고 싶다-최홍락(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 조합원', '나는 대다수에 속하는 심각한 '북맹'이었다-김나림 학생', 우수상에 '북의 집단주의에서 길을 찾다-정영현(금속노조 경남지부) 조합원', '북한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김이정 학생', 장려상에는 '배움-유현숙(세종충남지역) 조합원'과 '남북 교류, 개인적인 것부터 시작-전형인 학생', '북맹탈출 평양이야기를 읽고-윤지영 학생'이 각각 선정되었다.

수상작들을 <통일뉴스>가 연재한다.

연재 순서는 아래와 같다. 
  
'남북 교류, 개인적인 것부터 시작'-전형인 학생(장려상)
'북맹탈출 평양이야기를 읽고'-윤지영 학생(장려상)
'배움'-유현숙 세종충남지역 조합원(장려상)
'북한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김이정 학생(우수상)
'북의 집단주의에서 길을 찾다'-정영현 금속노조 경남지부 조합원(우수상)
'나는 대다수에 속하는 심각한 '북맹'이었다'-김나림 학생(대상)
'그것이 알고 싶다'-최홍락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 조합원(대상) 
/ 편집자 주

 

김이정(학생)


 
북한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스무살이 된 지금 북한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는 것이 많이 없다. 그것에 비해 통일에 관해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항상 토론해 왔었다. 통일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 인지, 어떤 태도로 통일을 다뤄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말이다. 

지금도 초등학교 6학년 때, ‘통일에 대한 찬반토론’을 했었던 건 기억이 난다. 나는 당연스럽게도 찬성팀이였다. 얼마 전 우연히 파일 뭉치 속에서 그때 찬성 논거로 가져갔던 자료를 발견했다. 

거기에는 검색창에 ‘통일 찬성 근거’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이래 나오는 내용들이 줄을 이었다. 이산가족들이 아직 남아있다.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력을 결합해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한쪽은 감성에 기대는 근거이고 한쪽은 경제 성장에 기대는 근거였다. 그 중에서도 초등학교 시절 ‘통일을 늦출수록 분단 비용이 들어간다’는 내용을 알게 되고는 파괴할 수 없는 강력한 근거라며 흥분했던 기억도 난다. 반대 측이 지독하게 공략할 ‘통일 비용’에 대한 완벽한 반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 토론은 찬성 측의 승리로 끝났지만, 7년이 지난 지금,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토론을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통일에 대한 토론은 자본주의의 경제적 논리의 입장에서 주로 이루어졌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사상체계와 국가 작동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없는 토론이였기에 표면적이 고 불확실한 경제적 이득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런 점에서 ‘좌충우돌 아줌마의 북맹탈출 평양이야기’는 북한에 대해 정확한 인식이 없는 많은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의 이해를 높이는데 필요한 책이다. 

동시에 나에게도 그랬다. 내가 20대 청년들을 대표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12년간 공교육을 따르면서 북한에 대해서 배우 는 것은 대체로 굶주리고 핍박받는 북한의 주민들, 독재로 인해 억압받는 주민들, 정치 포로수용 소 등등에 대한 내용이였다. 아마 대부분이 왜곡되어 전달되었을 것이다. 선생님들도 모르고 학생들도 모르는데 북한에 대해서는 배워간다. 참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오해를 풀어준다. 북한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이미지의 허상을 깨고 현실을 담담하게 알려준다. 책을 읽고 나서 체재가 다를 뿐 북한 사람들도 사람사는 곳이라는 깨달음을 가장 크게 느꼈다. 어렴풋이 가졌던 적대감은 잘 알지 못했기에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총 5부로 남북을 오가며 활발히 남북교류에 공헌한 지은이의 경험부터 북한 사람들의 생활에서 종교와 문화를 아우르는 북한의 모습을 알려주고 북한의 특성의 이해와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책을 마무리 짓는다.

1,2부에서 나의 편견이 가장 많이 깨졌던 부분은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주의 사회가 자유권, 경쟁, 회사의 주인은 누구인지를 다루는 방식을 비교한 부분이였다. 북한이 폐쇄적이고 자유가 제한되는 사회라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의 관광지를 자유롭게 다니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북한이 고립된 사회주의 국가로 미국 등 여러 나라와 정치적 긴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한을 둔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생각보다 북한은 여행의 권리도 잘 보장되어있었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를 따르는 것은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니 북한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여행에 제한이 있는 건 사회주의 체재가 이상하다는 이유가 아닌 특수한 상황의 결과인 것이다. 북한사람이 우리나라에 여행을 왔을 때 안전상의 이유로 제재를 가하는 것을 자본주의의 문제로 치환할 수 없듯이 말이다. 

이를 보고 북한의 정상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왜곡해서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음을 깨달았다. 

경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경쟁해서 ‘개인’이 잘한 만큼 몫을 얻는 것, 그것이 자본주의의 합리적인 자원의 분배원리이다. 나도 이를 내면화하고 있고, 한국의 격렬한 입시를 치르면서 경쟁의 최전방에서 지내왔다. 그런데 북한의 경쟁은 기본적으로 ‘ 집단적 경쟁’이라는 부분을 읽고 머리가 띵했다. 경쟁은 각 개인이 서로를 적대하고 짓밟아야 할 존재로 여기게끔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경쟁에서 이겨 정당하게 내 몫을 성취하는 것이 정당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경쟁이 집단적 수준으로 바뀌면 개인의 성취를 보장하면서도 서로 협력할 수 있지 않을까? 일한 만큼 얻는 다 는 정당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를 공격하지 않고 돕는 상태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집단적 경쟁이 바람직하게 느껴졌다. 물론 뛰어난 개인은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면서 협력을 하 는 것을 불합리하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과도한 경쟁은 결국 서로에 불신을 낳아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발전을 저하시킬 수 있다. 북한의 집단적 경쟁 체재는 이런 비효율 성을 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경쟁부분을 읽으면서 체육대회의 기억을 떠올렸다. 

체육대회가 각 개인의 점수로 승패를 판단하는 것이였다면 나는 절대 서로 협동해서 상대팀을 이겼던 추억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체육대회는 나만 잘할때가 아니라 여러명이 모여 전술을 짜고 도움을 주고 응원도 할 때, 진정으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의 과정도 성과도 집단으로 경험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귀감이 될 것 같다.

회사의 주인에 대한 부분도 북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 부분 중 하나였다. 생각보다 노동자가 회사의 운영에 참여하는 비중이 컸고, 그 과정도 굉장히 민주적이였기 때문이다. 당 비서와 공장 지배인 기사장에 노동자 대표로 구성된 대중단체가 당위원회에 주축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구조가 상명하복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완전히 오해였다. 게다가 남한은 노조는 사측과 대립하는데 비해 북한의 경우 서로 관여하고 협조한다는 점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어떤 체재든 항상 좋은 점만 있거나 나쁜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많이 느낀 것 같다. 노동자출신의 사장이 노동현장에 노동자들의 더욱 편한 노동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엘리베이터가 없냐고 먼저 물어봤던 부분에서는 나도 지은이만큼 놀랐다. 노동현장의 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에 놓이는 것에 대해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이를 보면서 다른 사회와 내가 속한 사회를 비교하면서 더욱 발전할 부분을 찾게 된다는 걸 실감했다. 또한 북한이 얼마나 구성원들의 권리를 고려하는지도 느낄 수 있던 부분이였다.

책을 읽으며 북한도 참 사람냄새나는 곳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솔직하고 대담하다는 점은 남한 사람들에게서도 찾을 수 있는 특징이라 많은 동질감도 들었다. 그러나 순수한 북한 사람들의 면 모는 나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주었다. 내 입장에서는 생각해 본적 없는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 시너지가 된다. 남한에 오게된 북측교류단이 남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인간적 정을 나눈다는건 결국 우리는 한민족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라고 생각한다. 통일의 문제는 사상의 차이, 경제 체재의 차이, 경제규모의 차이, 정치 방식의 차이 등등 거시적으로 바라볼 때 오히려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혈혈단신으로 남한 사람과 북한사람이 서로를 맞이하고 교류할 때는 그런 정치적입장은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오히려 교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곤한다. 인간적으로 만날 때는 너무나 서로 간의 닮은 점을 많이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남한과 북한의 갈등은 개개인의 문제라 기보다는 사회가 형성하는 분위기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또한 역설적으로 사회적 분위기는 개개인들의 생각이 모여 형성된다. 그렇다면 다시 통일의 시작은 개인으로 치환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사람들은 나라는 한 개인이 북한을 이해하고 친근감을 가지고 대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 알아야한다. 개인의 생각의 중요성을 알고 내 주변에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야기를 해나가면 이는 점점 전파되어 결국 사회의 분위기까지 바꿀 것이다. 

그때는 개인이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보이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나’라는 한 사람의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나를 포함한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막연 한 공포나 적대감에서 벗어나 한걸음 나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통일은 국가의 수장끼리의 대화 몇 번으로 이루어지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나 개인에게도 중요하게 고려되야할 문제니까. 이 책은 그 시작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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