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미아동주민센터에서는 50여 명의 강북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시–군-구 단위에서는 최초로 지역 상설 생활정치조직인 ‘강북민회’를 출범했다. [사진-통일뉴스 박준영 통신원]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지역상설민회’가 건설되었다. 그 주인공은 ‘서울 강북민회’

지난 15일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주민센터에서는 50여 명의 강북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시–군-구 단위에서는 최초로 지역 상설 생활정치조직인 ‘강북민회’를 출범했다.

촛불항쟁은 광화문광장을 뛰어넘는 촛불정신의 지역화·일상화를 과제로 남겼다. 우리 동네에서 꽃피는 민주주의 실현광장이 바로 ‘민회’라면, ‘강북민회’는 ‘민회’의 실현에 갸웃했던 사람들에게 실현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3·1운동 100년을 맞아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2019년 3·1서울민회가 출범했다. 3·1서울민회에 참여한 20여 명의 강북구 거주 민회위원들은 ‘우리 지역에서도 민회를 건설해보자’를 취지에 동의, 6명의 준비위원으로 ‘강북민회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강북구에는 10개의 행정동이 존재한다. 강북민회는 10개 각 동당 10명의 위원을 선정, 전체 13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강북민회를 꾸려갈 계획이다. 지난 2월 9일 강북민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강북민회는 총 12번의 만남을 통해 강북민회 강령(안), 규칙(안), 심볼, 민회 운영안을 마련했다.

특히 강북민회는 다음과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강북민회는 민(民)을 하늘처럼 여깁니다.
강북민회는 평화(平和)를 사랑합니다.
강북민회는 폭력(暴力)을 거부합니다.
강북민회는 정(情)과 배려(配慮)가 있습니다.
강북민회는 양성평등(兩性平等)을 생활화 합니다.
강북민회는 공평(公平)한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강북민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共同體)를 지향합니다.
강북민회는 독립(獨立)적이고 민주(民主)적입니다.
강북민회는 통일(統一)의 꿈을 꿉니다.
강부민회는 국민투표제, 국민소환제, 국민발의제 등의 직접민주주의(直接民主主義)를 바랍니다.
강북민회는 기본소득제(基本所得制)가 이땅에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강북민회는 경쟁(競爭)보다는 협력(協力)을 중시합니다.
강북민회는 모두가 행복(幸福)한 교육세상(敎育世上)을 만들어 갑니다.
강북민회는 대동세상(大同世上)을 원합니다.

▲ 강북민회는 '민(民)을 하늘처럼 여깁니다'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통일뉴스 박준영 통신원]

“6·15공동선언 발표 19주년인 오늘 강북민회를 출범한 것은 뜻 깊은 일”이라고 운을 뗀 김진택 강북민회 준비위원장은 “강북의 모든 민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강북민회로 나아가기 위한 그 첫걸음을 오늘 시작”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3·1서울민회 황선진 의장은 강북민회 출범 축사에서 “강북은 전국 시-군-구 지역에서 최초로 민회의 깃발이 오르는 지역이 되었다”면서 “(강북민회는) 32만 명 강북구 주민뿐만 아니라 전국 226개 기초자치지역주민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강북민회가 민회의 문열이로써 전국 시-군-구의 민회가 갈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지역 민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경기 제주민회와 남양주직접민주주의민회원탁회의도 강북민회 출범에 축하의 인사를 보내며 자기 지역에서 민회를 건설하기 위한 더욱 힘을 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강북민회 창립총회에서는 강북민회 비전, 강령, 규칙, 심볼 등을 심의 의결했다. 이어서 10개 동 대표의원과 의장단(의장 1인, 부의장 2인) 선출이 있었다.

특히 강북민회는 주민들에게 가장 밀접한 생활정치조직다운 의장선출 방식을 선보였다.

▲ 강북민회 출범으로 촛불정신의 지역화, 일상화가 시작되었다. [사진-통일뉴스 박준영 통신원]

10개 동 대표의원들은 자발적 논의를 통해 ‘사다리타기’로 의장단을 선출하기로 결정하고 즉석에서 참가 의원들이 만든 사다리로 총회에 참가한 8명의 동 대표의원들이 출마한 가운데 의장단을 선출했다.

재미있는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두 차례의 ‘사다리타기’를 통해 번2동 한병기 대표의원이 강북민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황병기 신임의장은 “생각치도 못했던 일이라 솔직히 당황스럽다”면서도 “그렇지만 정말 평등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생업이 있어 바쁘기는 하지만 정말 열심히 의장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8명의 동 대표들 또한 “사다리타기로 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누가 되든 적극적으로 도우겠다는 결의가 더욱 높아졌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치개혁위원회, 복지인권위원회, 지방자치위원회, 교육개혁위원회, 경제정의위원회, 문화환경위원회, 도시재생위원회 등으로 분과위를 구성한 강북민회는 향후 지역적, 개별적 이익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구조와 권력에 관한 민의 통제와 관리에 대한 논의를 주요의제로 삼고, 지역 주민들의 능동성에 의한 개혁 공론장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

강북민회 출범으로 촛불정신의 지역화, 일상화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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