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18일 오후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최근 방미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정 회장은 개성공단 달러전용 문제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설명만으로도 공단 재개에 대한 전향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개성공단 11년간 6,200억원이 북측 근로자 임금으로 지급됐다. 연 평균 570억원 정도이고 가장 많이 지급된 2015년에는 8천만 달러(약 950억원)가 지급됐다. 개성공단에 근무한 5만5,000명의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으로 4인 가족의 생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15년의 경우  22만명에게 1인당 연간 364 달러씩 총 8천만 달러가 지급된 셈이다. 월 기준으로는 1인당 30달러가 되는데,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자를 공급하고 뭐 얼마나 많이 남기겠나?"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을 통해 총 6,160억원(5억6000만불)의 현급이 북한에 유입되었고 이 돈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 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며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을 발표했다.

전혀 근거없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아직도 이 주장은 개성공단 재개를 반대하는 논거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미 연방하원 아태소위, 국무부, 미국 평화연구소(US Institute of Peace, USIP), 스팀슨 센터 등을 방문해 개성공단의 현황과 평화적 가치 등에 대해 설명하고 돌아 온 개성공단기업협회 정기섭 회장은 18일 오후 서울 시내 식당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으로 미국 조야에 퍼져있는 대표적인 오해인 '임금전용설'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USIP 죠셉윤 박사를 비롯해 많은 미국측 관계자들은 특히 개성공단 임금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달러 전용 문제에 대한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전향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달러 투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이번에 만난 미국측 관계자들이 개성공단의 위치나 규모, 임금 수준 등 기초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또 9.19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개성공단 우선 정상화를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도 진척이 없어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결국 개성공단에 대한 구체적 이해가 부족한 미국 측 관계자들과 개성공단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 외교부가 제재의 틀안에서만 다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통일부의 적극적인 개입 노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이번 미국 방문이 개성공단이 갖는 평화적 가치에 대해 제대로, 최초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김진향 이사장은 재단이 개성에서는 공단과 관련된 모든 현안들을 365일 협상하는 실무총괄 책임기관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로 활동하게 된다고 하면서 "재단이 통일부 산하 준공공기관이긴 하지만 이번 방미 결정 과정에 통일부와 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재단 이사장으로서 미 국무부 관계자들을 만난 기회에 미국이 개성공단을 너무 모른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한미관계 틀 속에서 공단 재개의 문제가 공식적으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정부간의 이야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좀더 심층적인 이야기는 기업인들의 눈높이에서 짚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기업인들의 방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또 "우리는 개성공단의 재개를 설득하기 위해서 미국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공단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개성공단이 갖는 평화적 가치에 대해 최초로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하면서 "비핵화의 목적이 평화이듯 개성공단의 목적도 평화에 있다. 개성공단 재개는 비핵화를 견인하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개성공단 그 자체가 평화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브래드 셔먼 미 연방하원 아태소위 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에 동의하지만 가능한 합리적인 협상입장도 가져야 한다. 제재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방미 설명의 가장 큰 성과는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이해시킨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개성공단에서 어떻게 평화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직접 보라는 취지에서 하원 아태소위 위원들을 개성공단에 초대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