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12일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이 북미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민평화단체들이 미국의 북미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합, 한국진보연대 등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평화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세기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불안한 교착국면을 지속시키고 있다며, 미국에 싱가포르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1년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미관계의 발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하고 북미간 정전선언을 넘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향해 갈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1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전쟁연습 지속, 압박전술을 통한 완전한 비핵화(FFVD) 요구 등 일방적 주장을 계속함으로써 정세를 교착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는 상호간의 신뢰구축을 기반으로 가능하다"고 하면서 "신뢰구축을 위해 대북제재와 전쟁연습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의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1년전 싱가포르 북미정상 성명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  △ 미군 유해 송환 등 한반도 미래를 위한 과제를 잘 정리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소위 빅딜을 내세워 북의 완전한 비핵화가 되어야만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구조를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전쟁세력, 네오콘들이 싱가포르 합의를 완전히 망쳐 놓았다"고 하면서 오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서도 "싱가포르 합의정신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면 한국 땅 밟을 필요없다"고 경고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종전선언에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까지 갈 수 있다고 믿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너무나 참담하다. 싱가포르 합의의 핵심은 상호신뢰에 있는 것인데, 그동안 북측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고 핵시설 폐기, 미군 유해송환까지 준수하는 동안 미국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다시 대화를 재개하고, 모든 적대관계를 내려 놓는 시발점은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의 협의를 명분으로 남북선언이행에도 소극적으로 나서는 등 대북제재는 남북관계 발전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는 민족공조로 미국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미국이다. 미국의 결단만 남았다. 북은 이미 약속도 했고 행동으로 옮기기도 했다"며, "미국이 성실하게 싱가포르 합의 정신을 준수하여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미국이 여전히 큰소리를 치면서 대북제재를 외치고 한미워킹그룹을 작동하고 있지만, 지난해 판문점선언 이후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취소하고 한미연합해병대훈련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면 중단했으며, 사단 규모 이상의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영구중단하고 대대급 '동맹'훈련으로 대체한 것은 북의 핵무력 완성을 두려워하며 취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북제재 강화', '지속적인 전쟁연습', '일방적 비핵화 요구'를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이행'이라는 문서파쇄기에 넣어 폐기한다는 의미를 담은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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