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는 31일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을 1면에 보도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조선일보>가 31일 보도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과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 처형과 김영철 당 부위원장 강제노역에 대해 복수의 정통한 대북소식통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조선일보>는 31일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협상 결렬 책임을 물어 처형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혁명화 조치(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북측 인사를 만나고 31일 오후 귀국한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통전부와 외무성이 중심이 돼서 모든 기관이 다 같이 준비했다가 모두 ‘멘붕 상태’가 됐기 때문에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송월 처형을 단독보도했던 조선일보가 이번에는 김혁철의 미림비행장 총살을 보도한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 조선일보는 3면에 김성혜, 신혜영 정치범 수용소행 기사를 실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조선일보>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 “김혁철이 지난 3월 외무성 간부 4명과 함께 조사받고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에겐 ‘미제에 포섭돼 수령을 배신했다’는 미제 스파이 혐의가 적용됐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은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졌다”거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도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고, 심지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근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부정부패 사건과 하노이 회담 첩보가 뒤섞이면서 오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노이 회담 당시 미국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은 미국쪽 역공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날 오전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가 모든 관련 동향들을 살펴는 보는데, 그 기사가 어느만큼 확인된 사항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이 든다”고 전제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섣부른 판단이나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총화’를 통해 김영철 통전부장 라인을 뒤로 물리고 당 국제부 라인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북측은 6월말까지 문재인 정부 이후 대남, 대미 사업을 총화, 결산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안다”며 “김혁철 처형설 같은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측도 60대 이상 강경보수 인사들이 후퇴하고 실용주의 노선으로 교육받은 젊은층으로 교체되고 있다”며 “6월말 총화가 끝나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가 22일 단독보도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교체설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북측 인사들을 접촉한 경험이 있는 민간 관계자들은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교체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거나 “최근까지 변화가 없다고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다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내부 총화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리선권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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