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미국은 모든 한국인이 평화롭게 거주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며 민주주의를 확산해 모두를 위한 기본권과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 한국의 꿈을 지지합니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고인을 기리며 이같이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곳에 오기 전, 전 영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 그리고 귀엽고 아름다운 3명의 손자 손녀와 만나고 환담시간을 가졌다”며 “그 환담 자리에서 가족과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분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을 자청했고,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저는 노 전 대통령을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하신 노 전 대통령을 생각했다. 친절하고 따뜻하신 노 전 대통령을 생각했다”며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신 분을 그렸다. 오늘 저는 한국 인권에 대한 그 분의 비전이 국경을 넘어 북한에게까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나란히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다. 대상은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며 “우리는 물론 의견차는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노 전 대통령 임기 중 한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주신 중요한 동맹국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자유 수호 전쟁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잊지 않을 것이다”고 고마움을 표하고 “우리는 또한 기념비적인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체결했다. 오늘날 양국은 세계 최대 무역교역국으로 서로 의지한다. 자유무역협정으로 양국 경제가 큰 도움을 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그릴 때 아주 겸손한 한 분을 그렸다”며 “노 전 대통령이 생을 떠날 때에 작은 비석만 세우라 했다. 그럼에도 여러분이 더욱 소중한 경의의 마음을 가지고 함께 해주신 데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라고 인사했다.

부시 대통령이 추도사를 하는 동안 추도객들은 계속 박수를 보냈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 부시 전 대통령은 23일 추도식에 앞서 청와대를 예방 문재인 대통령과 환담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에 앞서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을 예방했고, 추도사 중 “청와대에서 이곳으로 왔고, 전 대통령 비서실장께 환대를 받았다. 그 전 비서실장이 여러분의 현재 대통령이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에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고, 김정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나란히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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