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9일, KBS와 특별대담을 갖고 현안들에 답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9일 KBS 특별대담을 통해 대북 식량지원과 안보문제를 주제로 한 여야 대표들과의 회동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날 오후 8시 30분경 KBS 특별대담에 출연, 현안들에 답하면서 “패스트 트랙 문제 같이 당장 풀기 어려운 문제는 주제로 하기 곤란하다면, 이번 식량지원 문제 또는 안보문제 이런 문제에 국한해서 회동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전폭적으로 지지를 표해 주었다”

문 대통령은 7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중 “대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라고 나한테 질문도 했기 때문에 그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북 식량지원 문제가 논의가 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전폭적으로 지지를 표해 주었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우리 한국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말을 전해달라. 그것이 굉장히 아주 큰 좋은 일이다라고 자신이 생각한다는 것을 발표해 달라. 그렇게 여러 번, 서너 번 거듭해서 부탁을 할 정도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북한의 식량난이 최근 10년동안 가장 심각”하다며, 올해 1월부터 식량배급량을 많이 줄였고, 6~8월 춘궁기 동안 더 줄일 전망이어서 북한인구의 40퍼센트 정도가 기아에 직면하게 되고 특히 아동들과 여성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우리 동포들의 심각한 기아상태를 우리가 외면할 수 없고, 우리가 동포애나 또는 인도주의 차원에서라도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우리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재고미가 우리 국내 수요를 훨씬 넘어서서 해마다 그 보관비용만 한 6천억원 정도 소요되는 그런 실정”이라고도 했다.

또한 “그것(식량지원)이 지금 대화 교착상태를 조금 열어주는 그런 어떤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북미관계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데 식량지원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수용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문 대통령은 “한미 간에 그렇게 합의를 한 것이 이번(9일) 발사되기 이전인데 또다시 발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공감이나 지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여야 정치권 사이에 충분한 논의도 필요하다”며 “차제에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회동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여야 대표들과의 회동을 제안했다.

실제로 대북 식량지원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집행되고 사후 국회 보고절차도 거치도록 규정돼 있어 대규모 식량지원의 경우 여당은 물론 야당의 양해가 필요한 사안이다.

4차 남북 정상회담 “북한에게 아직은 재촉하지 않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상당 부분 공개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 대통령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비핵화 대화의 최종목표에 대해서는 완전히 일치를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는 것이고, 또 북한은 자신들의 완전한 안전보장을 원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나 프로세스 또는 로드맵이 필요한데, 이 점에서 지금 의견이 맞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해 둔 4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북측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에게 아직은 재촉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외교가 아주 발달된 그런 나라가 아니다.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자기들 나름대로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했을 테도, 그 다음에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있었다”고 북측의 사정을 헤아렸다.

이어 “이제 북한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지금부터 북한에게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또 대화로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4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좀 고약한 일일 수는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한다.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에 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를 원하고 또 대화를 통해서 잘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보다리 산책, “김정은 위원장 비핵화 의지 진솔하게 표명했다”

▲ 역사가 된 4.27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문재인 대통령은 세간의 궁금증에 대해 일부를 털어놓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산책’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질문을 받고 “사실은 그 다음 일정에 이르는 하나의 휴식 시간에 그냥 좋은 그림으로 보여주기 위한 그런 일정이었는데 실제로 두 사람이 정말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정말 우리가 같은 민족이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역이 없어도 된다라는 것이 정말 참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진솔하게 다 표명을 했다. 말하자면 안전보장을 위한 것인데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힘들게 핵을 두고 있겠는가 이런 표현으로 비핵화 의지를 쭉 표명을 했다”고 전하고 “미국과 회담해본 경험이 없고 주변의 참모들 가운데도 그런 경험들이 다들 없는데 회담을 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이런 여러 가지 조언을 구하고 그래서 주로 김정은 위원장이 나에게 물어보고 또 제가 그에 대해서 답해주고 하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간 ‘도보다리 대화’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한 것은 처음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념일인 이날 북측이 4일에 이어 두 번째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한데 대해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건 북한의 행동이 자칫 잘못하면 협상과 대화의 국면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 수가 있다라는 점은 우선 우리가 경고한다”면서 “근본적인 해법이 북미 간에 조속히 마주앉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는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보기]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로 예정돼 있던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취임 2주년 간담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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