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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인도적 지원에 왜 미국 승인 기다리나?”송영길 의원 초청 대담 “미국 눈치만 보지 말고 할 수 있는 건 하자”
박준영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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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9  15: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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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발표 1년 기념 초청 대담에서 송영길 의원이 지도를 펼쳐 철의 실크로드와 아이스 실크로드(바닷길)의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박준영 통신원]

“판문점선언 해놓고 제재 사항이 아닌 것도 이행 못하고 있지 않나? 북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에 서운한 생각이 들 수 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도 마찬가지다. 통일부에 물어보니 ‘미국이 반대한다’고 하더라. 말이 되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과감히 해 나가야 한다.”

8일(수)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발표 1년 기념 초청 대담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담 내내 ‘미국의 눈치 보지 말고 남과 북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3·1서울민회가 주최하고 3·1서울민회 경제민주화분과/평화와통일분과 주관, 주권자전국회의와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 후원으로 열린 이날 초청 대담은 “북방경제로 여는 공존·번영의 청사진” 제하의 송영길 의원 강연에 이어, 송 의원과 정용일 (사)평화철도 사무처창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철의 실크로드, 아이스 실크로드
한반도의 경제 영토 넓히는 지평 될 것

“전 세계 고속철도 길이가 4만5천km다. 그 중 5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이 고속철도 협약을 맺었는데 남북 고속철도 연결이 된다면 북경까지 4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미국의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와도 이야기했는데 고속철도 연결에는 국가예산이 들어갈 필요도 없으며 5년 안에 원금 환수가 가능하다. 4시간 반 걸려 중국을 간다면 이건 황금노선이다.”

또한 송영길 의원은 철의 실크로드에 이어 아이스 실크로드(바닷길)의 청사진을 밝혔다. 송 의원은 기존 항로와 북극 항로를 비교하며 아이스 실크로드가 뚫릴 경우 운항일수 10일 단축, 거리 32% 단축뿐만 아니라 1회 운항에 55만~92만 달러가 절감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대우조선해양의 쇄빙LNG선의 우수함에 북극 항로가 더해진다면 세계 물류 혁명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방경제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송 의원은 지난 2018년 12월에 있었던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했던 때를 소회하며 “일단 우리(남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호소했다.

남북 철도 연결이 대북제재 때문에 어렵다면 강릉~재진 미연결 동해선 구간부터 연결해야 한다고 지적한 송 의원은 “동해선 건설에만 5년이 걸린다. 철도부지 지정도 안하니 거기에 펜트하우스 짓고 있다. 보상비가 더 든다”며 할 수 있는 것도 안하고 있는 현실에 ‘황당함’을 표했다.

모든 사안을 워킹그룹에 올리는 상황…미국 눈치만
남, 결정장애에 빠져…북의 볼멘소리 어찌 보면 당연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조차 남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송 의원은 “대북 제재 사안이 아닌 것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더 이상 미국에 묻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감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문제도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관계부처와 협의 해나가면서 상황을 보며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만 있을 뿐 아직도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 입주 경제인들의 공장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방문 요청 또한 통일부 허가가 없어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식량 지원 문제도 트럼프가 해도 된다고 하니 (남쪽에서) 하겠다고 나서는 게 말이 되나”라고 토로한 송 의원은 “사실 사후 양해를 구할 문제가 있다. 그런데 모든 문제를 한미 워킹그룹에 올려놓고 있다. 프로세스 과정부터 미국에 물어보면 주권국가냐? 미국이 안 좋은 이야기하면 사안들이 유보가 되고…. 결정장애에 빠져 있으니 북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송 의원은 “너희들은 5천년을 함께 했다. 왜 미국 말을 듣냐? 한반도는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곳이 될 것”이라는 미국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의 말을 인용하며, 남북이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송 의원과 정용일 (사)평화철도 사무처장과의 대담이 이어졌다.

   

▲ 행사 후 참가자들이 함께 모였다. [사진-통일뉴스 박준영 통신원]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 있어

   
▲ 송영길 의원(왼쪽)과 정용일 (사)평화철도 사무처장(가운데)과의 대담. [사진-통일뉴스 박준영 통신원]

정용일 : 장밋빛 청사진 철의 실크로드, 아이스 실크로드가 뚫려서 한국이 고립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나가길 간절히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하노이 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한 발짝도 못나가고 있는데 무슨 이유로 남북관계가 진척되지 못한다고 보나.

송영길 : 아시다시피 북의 6차 핵실험 이후 11개의 유엔제재 결의안이 가해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제재다. 최근 제재의 핵심은 인도적 지원조차도 어렵다는 거다. 유엔제재는 북이 핵실험을 해서 가해진 불가피한 제재다. 그런데 현재 북은 추가 핵실험도 안하고 있고 비핵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도 제재는 풀리지 않고 있으니 의문이다. 미 강경파들이 비핵화 선조치 없이는 제재 풀 수 없다는 건데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제재 해제 없이는 할 게 없다는 태도다. 

정용일 : 제재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사업이 있지 않은가.

송영길 : 동감이다. 오늘(5월 8일)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개인적으로 김연철 장관은 다를 거라 기대한다. 사실 통일부 관료들의 말이 바로 미국의 말이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에게 개성공단의 중요성 이야기하니 ‘에피타이저 수준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하더라. 북이 핵 포기하지 않고서는 ‘메인디쉬’가 안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거다. 그러나 반대로 북은 비핵화 하려고 하고 있고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신뢰의 결과로 비핵화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북을 보는 근본적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 북이 핵을 만드는 이유가 안전 문제라면 (안전 문제) 해결 가능성이 보이면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보리 결의 2397호를 보면 정유를 연간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했다. 그런데 남한이 하루 쓰는 정유량이 250만 배럴이다. 하루 쓸 양을 일 년 쓰라는 거다. 이건 대량살상무기를 휘두르는 거나 진배없다. 나는 미국인들 만나면 묻는다. 개성공단처럼 정상적인 상거래를 열어두는 게 맞느냐, 불법적 길로 몰아가는 게 맞느냐?

정용일 : 제재 관련해 독자 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도적 상봉 정례화, 개성 당일관광 등 별도의 조치가 없다. 정부가 문제다.

송영길 : 개인 여행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 북한 자유여행 못할 이유가 없다. 개인적 여행은 과감히 푸는 것도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해야 한다
국제 여론으로 미국을 압박할 필요 있어

정용일 : 남북관계 진척에서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고 보는데 의지가 문제 아닌가.

송영길 : 어차피 대한민국이든 미국이든 민주주의 사회다. 국민 지지도와 여론이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저는 대미외교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낀다. 저는 미 상,하원 의원을 다 트위터 팔로우를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긍정적 말 하면 고맙다고 인사하고 틀린 말 하면 지적한다. 쌓이고 쌓이면 영향을 준다. 지금도 매일 아침 트럼프 트위터 보고 잘한 것 있으면 잘했다고 리트윗 한다. 우리도 미국의 평화애호세력들에게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노력하자. 트럼프를 활용하는데서 가장 절박한 사람은 바로 우리다.

정용일 :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접근법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재선이 최대 목적이고 북핵문제 답보상태가 유지되고 북한이 특이한 행동을 안 한다면 재선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본다. 첫 번째 북한이 미국을 회담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더 강한 군사력을 과시하거나 두 번째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등…

송영길 : 나는 세 번째 길을 생각한다. 다자간 접근이다. 러시아와 중국을 추동해 유엔 제재위원회와 부딪혀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유엔 총회에 가서 연설해야 한다. 유엔 총회에서 비핵화 선언하고 제재 완화를 공식적으로 촉구해라. 미국의 대북 제재 명분이 유엔 제재이니 여론으로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의 제재도 식량과 기름간의 교환 통한 최소한의 생존 통로를 남겨뒀다. 북은 어디를 침공한 것도 아닌데 이라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제재에 놓여 있다. 추가 핵실험을 하지도 않는데 제재를 최고조로 유지하는 것은 가혹하다.

그런데 보수 세력은 추가 핵실험 중단은 의미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문적 지식이 전혀 없는 말이다. 핵탄두 소형화를 위해서는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 미국은 대기권 뚫고 들어오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36번의 실험을 했다. 중국도 마찬가지고. 최소 12번 이상 발사실험을 해야 완성된 거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화성 12형 한번 쏜 걸로 완성됐다고 보는 것은 의미 없다. 지금이라도 중단시킨 것은 대단히 큰 의미다.

대북 접근에는 철학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옆집이 죽어 가면 나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게 세상 이치다. 우리의 안보가 중요하면 다른 이의 안보도 중요하다. 북한이 죽겠다고 하는데 더 죽게 놔두는 게 안보인가.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게 나의 안전이라는 철학적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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