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부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에 대한 기소장을 공개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공개된 에이드리언 홍 창에 대한 미 사법부의 기소장에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그의 구체적인 혐의가 담겼다.

이미 체포된 미 해병대 출신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기소장에 이은 이번 기소장에는 언론에 알려진 정황 등 10개 혐의가 기소 이유로 제시됐다.

미 연방 검찰은 홍 창이 지난 2월 22일 오후 5시쯤 대형 칼과 방어용 스프레이, 가짜 총기 등을 소지한 6명의 용의자와 함께 북한대사관에 침입했으며, 이어 북한 외교관 3명을 포박하고 소윤석 상무관을 폭행한 뒤 화장실로 데리고 가 손을 묶었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탈출에 성공한 북한 외교관 아내의 신고로 출동한 현지 경찰 3명을 맞은 홍 창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얼굴이 새겨진 뱃지 복장을 한 채 대사관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부상당한 북한 국민이 있다면 현지 당국의 공식적인 신고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대사관 관계자로 위장했다고 기소장은 밝혔다.

비슷한 시간 또 다른 용의자 2명은 소윤석 상무관에게 자신들을 ‘자유조선’ 관계자라고 밝히며 탈북을 설득했지만, 소 상무관은 나라를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후 용의자들은 여러 대의 펜 드라이브, 컴퓨터 두 대, 폐쇄회로 영상이 포함된 하드 드라이브 두 대와 핸드폰을 탈취해 밤 9시 40분쯤 도주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홍 창은 2월 27일 미 연방수사국 FBI 관계자와 만나 습격 사실을 시인했고, 대사관에서 압수한 물품을 건넸다.

미 연방 검찰은 홍 창이 멕시코 국적의 미 영주권자로 판단되며, 현재 미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VOA는 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미 사법부가 지난달 9일 기소장 서명과 동시에 수사당국에 공개 수배를 요청했고, 연방보안청은 지난달 29일 수배 전단을 발표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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