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이 30일 종로구 청계천로에서 개관했다. 청계천을 바라보는 기념관 정면에는 전태일 열사가 1969년 근로감독관에게 쓴 자필편지가 디자인되어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세계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 오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념관'이 개관했다.

전태일 열사가 1970년 11월 13일 22살의 나이로 근로기준법과 함께 스스로 몸을 불살랐던 평화시장 근처 청계천 수표교와 가까운 종로구 청계천로 105번지이다.
 
서울시가 2017년부터 인근 건물을 매입해 지상 6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이곳을 전태일 열사 실록을 토대로 구성한 전시관과 문화예술 공연장, 교육 및 회의장 등으로 활용 가능한 노동허브, 노동권익센터 등을 갖춘 노동복합공간으로 만들었다.

운영은 전태일재단이 맡아서 하게 된다.

이날 개관식에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이곳은 '전태일이 살아 숨쉬는 노동복합시설'이라며, "많은 학생들과 청소년, 청년, 그리고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인권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우리 시민 모두가 노동의 가치를 깨닫고 노동을 통한 참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함께 배우는 문화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1년 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이래 38년만에 이루어진 기념관 건립에 대해서는 "전태일을 따르며 전태일처럼 살기를 원했던 모든 분들의 염원이었다"고 하면서 "이제 아름다운 청년노동자 전태일이 다시 살아오고 있다. 그의 사랑과 연대, 그리고 행동이 부활하고 있다"고 감격을 표시했다.

▲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의 안내로 개관식 참석자들이 전태일기념관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6년 서울시 공무원들이 세군데 장소를 추천했는데, 전태일 열사가 불꽃이 된 마지막 장소와 가장 가까운 현재 이곳을 선택해 오늘 개관을 하게 됐다"고 그간 경과를 소개하면서 "노동존중특별시라는 말이 오늘처럼 다가온 날이 없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박 시장은 "전태일기념관은 어리고 미약한 청년노동자로서 스스로 불꽃이 된 전태일이라는 이름, 엄혹한 시절에 시대의 어둠을 뚫고 이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세상에 알렸던 조영래라는 이름, 전태일 정신을 이어가려는 이들에게 기꺼이 우산이 되어주셨던 문익환이라는 이름, 그리고 한 청년의 어머니에서 이땅 모든 노동자들의 어머니가 되어 주신 이소선이라는 이름이 만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땅의 노동과 인권을 위해서 피땀 흘려온 수많은 노고와 삶과 의지가 흘러서 오늘 이곳 여기까지 이르렀다"고 하면서 "이곳으로부터 다시 새롭게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수많은 노력들이 또 다른 세상으로, 전태일이 꿈꾸고 우리 모두가 꿈꾸었던 그런 세상으로 흘러갈 것임을 확신한다. 앞으로 전태일기념관이 우리들의 땀과 노력, 기쁨과 연대속에서 작지만 아름답고, 평범하지만 위대한 시민들의 얼굴을 닮은 건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태일이의 목숨을 빼앗은 자는 누구인가? 바로 돈이다. 그래서 태일이를 땅에 묻으면서 돈이 지배하는 세상도 땅에 묻자고 다짐했는데, 그로부터 50년이 지나도록 사람을 몇 죽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사회를 돈이 죽이고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때 전태일기념관을 만들었다는 것은 정말 자랑스럽고 보람찬 일이다. 그동안 애써 주신 분들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의원,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장남수 유가협 회장 등 인사들이 참석했다.

▲ 전태일기념관 3층 상설전시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현재 기념관에서 진행중인 '모범업체: 태일피복'이라는 제목의 전시. 전태일 열사가 1969년 11월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구현한 '사장부터 노동자까지 차별없이 대우하고도 사업을 해 나갈 수 있다는 본을 보이기 위한 기업' 태일피복의 제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4층 노동허브의 휴게실, 회의실 공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6층 옥상공원. '노동존중사회는 전태일 마음으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5층 노동권익센터. '우리는 이런 상사를 원한다'라는 제목으로 게시판을 꽉 채운 메모가 이채롭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전태일기념관 개관식의 제막행사.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