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27일 진행된 DMZ 평화손잡기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임진각에서 참가자들이 평화손잡기 끝 순서로 평화선언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4.27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27일 진행된, 강화에서 고성까지 500km DMZ 마을길(평화누리길)을 따라 50만명이 손에 손을 잡는 평화릴레이 운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는 이날 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연천-파주-고양-김포-강화의 10개 거점 지역 중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표자들이 모여 경과를 확인하고  상징적인 인간띠잇기 행사에 이어 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정세일 조직위원장은 "평화손잡기에 참여하겠다고 등록한 숫자가 20여만명 정도 된다"고 하면서 "조직위원장으로서 말할 수 있는 것은 강화에서 고성까지 DMZ마을에 모인 사람들은 20만명이 좀 넘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이 일에 동참한 사람들은 50만명이 아니라 100만명도 넘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띠를 잇겠으니 양구의 끊어진 구간에 붙여달라는 요청, 도시의 직장에서 2시 27분에 손을 잡고 인증샷을 올려 요청한 지역을 잇는 경우들이 많았다는 것.

해외에서는 파악된 것만 20여개 나라 50여곳에서 손을 잡고 있는데, 어떤 곳에서는 10명이, 어떤 곳에서는 200명이 모여 손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에는 일회적 행사로 만들었지만 뜻있는 시민들이 나서준다면 또 다시 이런 행사를 통해서 국민들의 평화를 위한 마음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의지를 확인하고 확산할 수 있는 행사가 몇 차례 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핵집 공동위원장은 서울 노원구의 경우 3,000여명의 참가자들이 경기도 연천군에서 평화손잡기를 하기로 했는데, 다섯차례 정도 답사도 끝내고 이미 양해각서를 맺어서 관광이나 농산물 구입하기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시와 농촌, 진보와 보수가 하나되는 사례라며, "평화인간띠운동은 단순히 손을 잡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잇는 일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 민족이 하나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 평화손잡기를 끝낸 참가자들이 '하나' 깃발을 앞세워 풍물패와 함께 평화누리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경남에서 온 참가자들.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통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평화기도를 하는 교인들도 여러 곳에서 눈에 띠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날 오전엔 임진각에서 '통일로 가는 평화의소년상' 제막식이 열렸다. 평양이 고향인 길원옥 할머니의 염원을 담아 두 개를 만들어 세웠다. 오른쪽 소녀상은 북으로 가져가고 새로운 조각상을 세워 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4.27 1주년을 상징하는 4월 27일 오후 2시(14시) 27분에서 7분전인 2시 20분부터 'DMZ로 봄소풍가요' 노래 제창과 함께 손잡기가 시작돼 26분 평화 통일 카운트다운에 이어 2시 27분 만세삼창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모두 함께 부르는 운영 지침은 있었으나 곳곳에서 파도타기와 깃발 흔들기 등 개성있는 연출이 벌어졌다.

장상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은 "역사의 봄날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내년 봄에는 북녘 동포들도 함께 손을 잡게 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지금까지 분단과 전쟁의 상징이었던 DMZ는 앞으로 평화와 생명의 땅이 되어야 한다. 남북관계도 오늘 봄처럼 밝고 통일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발전되어야 하겠다"고 기대를 표명했다.

한완상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4.27정신을 남북이 공조, 실천하여 온 민족이 70년전 해방의 감격을 느낄 수 있도록 바란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인간띠잇기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부영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4.27판문점선언은 우리끼리 잘해 보자는 것이었다. 1주년이 되는 오늘 함께 손잡고 이젠 다른 나라들이 우리에게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 보다 우리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안다"며, "이제 한반도 평화는 우리끼리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유지재단 이사장은 "오늘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더 이상 전쟁없는 나라, 핵무기가 없는 나라, 분단이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우리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이 모임에 손에 손을 잡고 있고 해외에서도 연대하고 있다. 이땅에 오로지 평화와 번영, 통일만 있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앞서 안재웅 이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진행된 '4.27판문점선언 및 DMZ평화인간띠운동의 실천과제' 주제의 학술시민대토론회에서 이 운동이 지난해 중반부터 철원 국경선평화학교(교장 정지석 목사)와 파주의 온생명교회(한정석 목사)가 중심이 된 기도모임에서 시작되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 운동의 실천과제를 '전쟁없고 핵없고 분단없는 한반도'로 제시한 바 있다.

반외세, 반특권, 반생명을 과제로 하고 진보와 보수, 종교, 국적, 인정을 비롯한 모든 경계를 넘고 다양성을 포용하자는 인간띠잇기 운동의 취지에 공감한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등은 1990년 탈냉전 계기에 인간띠운동을 통해 독립국가로 원상복귀한 발트3국의 사례를 비교해 평화손잡기 운동이 평화, 통일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지속가능한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날 평환손잡기 참가자들은 평화선언문을 통해 이땅의 평화는 민족의 염원이고 세계의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땅의 평화는 자주적인 민(民)의 몫이고 세계는 우리를 믿고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4.27 DMZ 민(民)+평화손잡기 <평화선언문> (전문)

 

“이 땅의 평화체제는 세계의 대세이며 하늘의 뜻이고 민족의 염원이다” 


오늘 우리는 지난 70년 세월동안 민족과 국토를 나눈 슬픈 역사의 현장, DMZ를 마주하고 있다. 잘린 허리 탓에 아직도 ‘스스로 서(獨立)’지 못한 나라가 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원통하다. 분단 체제에 안주했던 정치 세력들로 인해 이 땅, 남북의 민초들이 당한 고통이 그 얼마였던가? 

하지만 자주와 평화를 내걸고 이 땅의 독립을 선포했으며 민(民) 주도의 새 정부를 세웠던 100년 전 그날을 기억하여 그 뜻을 다시 부활시킬 것이다. 

4.27 판문점 선언 1주기를 맞아 민(民)의 염원이 표출되었다. 

죽음과 전쟁의 땅 DMZ를 평화와 생명의 새 땅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단지 이 마음 하나로 우리는 지금껏 낯설었던 이웃들의 손을 힘껏 잡았다. 언젠가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의 손을 함께 맞잡을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DMZ를 비롯한 이 땅 전역에서 전쟁의 희생양 된 뭇 영혼의 넋을 위로하고 사죄했다. 

앞선 비극을 이곳서 재현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무언으로 외치는 이들 영혼의 소리를 이곳 DMZ를 생명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라는 하늘 뜻으로 받을 것이다. 

분단 70년 지난한 삶을 통해 우리는 평화가 우리들 민(民)의 몫이란 것을 학습했다. 그럴수록 주변국들에 휘둘리지 않을 우리들 자주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우리가 지켜 회복한 평화가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70년 분단의 고통이 세계의 진보를 위해 밑거름이자 자산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그렇기에 세계는 우리를 믿고 끊어진 허리를 잇는 일에 협조할 일이다.

분단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면 이 땅은 의당 핵 없는 공간이 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민족을 가르는 장벽을 허물고 이 땅을 자유케하라. 

이곳 DMZ를 평화와 생명의 보고(寶庫), 전쟁 없는 미래의 배움터로 만들 것이다. 70년 다른 체제 속에 살았으나 창조적으로 수렴되는 한민족의 미래, 세계가 놀랄 이 땅의 평화를 펼쳐낼 것이다. 

DMZ를 눈앞에 두고 우리들 현실을 다시 생각한다. 과거에 얽매어 미래를 옳게 희망하지 않을 경우 100년 전 그렇게 염원했던 독립국가, 민주공화국은 우리 것이 될 수 없다. 자신들 잘못을 덮고 기득권 유지를 위해 민(民)을 추동하는 거짓 세력에 거듭 저항해야 옳다. 

남남갈등이야말로 세계평화를 해치는 적폐이기에 민(民)의 각성으로 청산할 것을 선언한다. 종교, 이념, 성별, 신분 차를 넘어 함께 손잡는 4.27 인간띠잇기 행사가 사람을 편 가르는 일체 분단체제를 불사르는 단초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이 땅의 평화가 ‘세계의 대세이자, 하늘의 뜻이며 민족의 염원’인 것을 세계를 향해 외치자. 우리들 일상이 1년 전 4.27 그날의 그 모습이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가 하나’인 것을 소리쳐 보자. 

이 땅의 평화가 세상의 평화가 될 것을 믿으며 이를 분단 70년 고통을 겪은 남북 ‘민(民)’의 이름으로 힘껏 선포한다. 

 

2019년 4월 27일

4.27 DMZ 민(民)+평화손잡기 행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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