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로테르담 성당 화재와 함께 우리 문화재 의궤(儀軌)를 속히 반납해야 한다. 프랑스의 자존심이라 할 천 년 문화재가 화마로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는 것을 보고 그간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우리 문화재 의궤를 즉시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 글을 쓰게 되었다.

반환의 이유는 아무리 잘 관리한다고 해도 화마는 언제 어디에 불청객 같이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말이 불난 집에, 귀에 그슬리는 소리 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조선 의궤는 우리의 귀중한 보물이다. 자기 유물이 귀한 줄 알면 남의 것도 귀한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로테르담 성당 화제로 무엇을 먼저 생각하는가? 과거 잘못된 제국주의 시대에 남의 나라에서 강제로 약탈해 간 모든 문화재들을 가져온 나라들에게 즉각 돌려보내야 할 것을 최우선적으로 회개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로테르담 성당 대화재와 같은 일이  안 일어날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약탈해 간 문화재를 다 태울 때에 세계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어디 프랑스뿐이랴, 독일, 영국 등 서양 제국들이 약소국가들을 침략해 강제로 약탈해 간 유물들이 수천, 수만 점에 이른다. 이들 나라가 진정 문명국가이고, 정상적인 국가들이라면 하루 속히 반성과 함께 훔쳐간 유물들을 하나 빠짐없이 이 차제에 있던 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진데 야만과 비정상 국가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와 함께 일본이 식민시대에 약탈해 간 국보급 유물들을 그 어느 하나도 돌려받지 못하고 몇 푼어치의 돈 거래로 끝내 버린 것은 천추의 한이 되고 있다. 원효의 ‘판비량론(判比量論)’은 한글과 고려 상감청자와 함께 3대 국보법 문헌인데, 1967년 엿장수 손에 들어가 한 장 찢겨 휴지가 될 마당에 어느 서지학자에 의해 구해져 겨우 소량의 분량이 남아 있을 정도이다. 한 번 나라가 망하면 수난을 겪는 것은 사람들뿐이 아니다.

판비량론은 거기에 쓰인 각필 때문에 일본 문자의 기원이 한국이라는 실로 놀랄 만한 정보들 그 안에 지니고 있음이 드러났다. ‘잘 살아 보자’는 구호 한 마디에 가장 소중한 것을 우리는 잃어버리고 있지 않는가?

프랑스 로테르담 성당 화재로 일본도 두 말 하지 말고 우리 문화재를 속히 돌려보내야 한다. 일본은 화산과 지진이 많은 곳으로서 언제 우리 귀중한 문화재가 화산 잿더미 속에 묻힐지 모른다.  

그 무엇보다 선조들이 물려 준 귀중한 보물들을 지키지 못하고 내지 그것을 몇 푼어치의 돈으로 팔아넘긴 아직 자책하지 않고 있는 우리 자신들이 더 원망스럽다.

다행이 북한은 앞으로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할 때에 문화재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룰 것이라고 하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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