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통일열사 44주기 추모제가 4.9통일평화재단 주관으로 9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에서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검은 하늘에 봄비가 내린 9일 오후 '제2차 인혁당 사건'희생자, 4.9통일열사 44주기 추모제가 4·9통일평화재단(4·9재단, 이사장 문정현) 주관으로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에서 거행됐다.

이날 추모제에는 1975년 4월 9일 박정희 정권의 무도한 사형집행에 희생당한 제2차 인혁당 사건 4.9통일 8열사와 복역 중 옥사하거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10명의 열사를 비롯해 열여덟 열사의 영령이 모셔졌다.

44년전 한 날에 떠난 서도원 열사, 도예종 열사, 송상진 열사, 우홍선 열사, 하재완 열사, 김용원 열사, 이수병 열사, 여정남 열사. 그리고 복역중 옥사한 장석구, 이재문 선생, 1982년 형집행정지로 석방됐으나 복역 후유증으로 운명한 전재권, 유진곤, 조만호, 정만진, 이태환, 이재형, 나경일 선생, 2016년 5월 24일 숙환으로 별세한 이성재 선생.

4.9통일열사 유가족들과 제2차 인혁당 사건 및 민청학련 관련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 250여명이 추모제에 참가해 4.9통일열사들을 추모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추도사에서 "절체절명의 이 순간, 열사들의 뜨거운 투지가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빈다"는 뜨거운 마음을 표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제2차 인혁당 사건으로 투옥됐다 나온 이재문 선생이 조직한 남민전에 몸담았던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추도사에서 열사들과의 이런 저런 인연에 대해 소개하고는 "열사님들이 그리도 오매불망 염원하셨던 한반도 평화 정착의 실현 가능성을 바로 목전에 둔 올해는 3.1혁명 1백주년"이라며, "땅위에서 투쟁하셨듯이 그곳에서도 우리 민족을 위해 싸워주십시오"라고 격정을 토로했다.

"이 땅은 열사님들이 싸우셨던 그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민주화와 통일의 길로 가까이 다가섰습니다만 아직도 친일 반민족 세력과 자유당과 5.16군부 쿠데타와 유신의 쓰레기들이 우리의 길을 막고자 방해하고 있습니다"라며, "역사적인 승리는 눈앞에 다가왔지만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투쟁의 대열에서 열사님들의 그 뜨거운 투지가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빕니다"라고 뜨겁게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 재단 이사장인 문정현 신부는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 평화, 통일 분위기에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미군철수'에 전력을 기울여야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4.9통일평화재단 이사장인 문정현 신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에 백두산 천지에 올라 손 마주잡고 만세 불렀을 때 인혁당 선생들이 가장 기뻐했다"며, "늦게 트인 저도 기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경의선을 한 뼘도 깔 수 없고 금강산도 갈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 답답하다며 "미국은 남북의 평화와 통일 같은 것엔 관심없이 제 깃발만 마구 휘날리고 있다. 우리 대통령은 말 못해도 우리는 해야 하지 않나. 이제 제2의 촛불혁명을 통해 미군철수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다른 순서가 진행된 뒤 다시 무대에 오른 문 신부는 지난 2009년 제2차 인혁당 사건 피해자 77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에 따라 가지급받은 총 490억원 중 211억원의 초과 가지급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양승태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인권위가 1, 2심 판결대로 하라는 권고를 했는데 청와대가 아직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하루 빨리 고통이 끝나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 이날 재단은 올해 선정된 공모사업 추진 개인 및 단체와 협약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이날 추모제에서 재단은 지난 2011년부터 9년째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13개 사업의 개인 및 단체와 협약식을 진행했다.

재단은 4.27시대연구원의 '우리민족이 주인되는 연합연방 통일방안' 연구 사업과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운영위원회의 '평화프로젝트-반미쳐라' 등 13개 공모과제에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인숙평화인권기금' 지원은 민간인학살 다큐영화 '태안'을 제작하는 구지환 감독과 의문사진상규명운동 3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사업에 돌아갔다.

김형태 상임이사는 재단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12개 개인 및 단체에 4억 1천여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해 왔으나 재단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 등으로는 기금 규모를 더 늘리기가 어려워 앞으로 좀더 긴 안목으로 외부 기금도 유치하는 등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참가자들이 4.9통일열사를 상징하는 조각상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그룹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가수 백자씨가 '담쟁이', '역사를 산다는 건 말야'를 열창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서울대학교 85학번으로 구성된 '아크로합창단'은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로', '그날이 오면'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9통일열사 추모제에 화환을 보내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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