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3일(현지시간) ‘정치보다 아이들이 먼저’라며 미국과 서방 세계에 ‘대규모 대북 지원’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날 ‘북한의 요구에 응하면 김정은 정권 지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미국 공화당 소속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최근 발언을 이같이 반박했다.

지난해 홍수와 더위로 인해 북한은 쌀과 밀, 감자, 콩을 합쳐 140만톤 가량의 식량 부족에 직면했다. 인구의 40%에 이르는 1,100만명이 이미 영양부족이고, 아이들 5명 중 1명이 만성적 영양실조에 따른 발육부진을 겪고 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며 “진짜 어려운 시기에 접어드는 6월까지 우리가 뭔가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의 요구에) 반응해서 (밀가루) 5만톤을 보내고, 중국도 무언가 할 것”이라며 “서방 기부자들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도록 교착상태가 타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러의 대북지원을 거론하며 미국 등의 동참을 압박한 셈이다.

‘대북 지원이 북한 정권을 돕는다’는 서방의 우려에 대해, 비즐리 사무총장은 “정치 때문에 무고한 아이들을 고통받게 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 북한은 제재가 해제되지는 않더라도 남북 접경지역 경제개발구 등에서 제재가 완화되기를 희망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합의 없이 끝나자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