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별관에 마련된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개보수가 3일 시작됐다. 4월 말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남측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개보수가 3일 시작됐다. 통일부는 내부 협의를 거쳐 북측과 화상상봉 장비제공을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별관에 마련된 화상상봉장 개보수가 시작됐다. 화상상봉장은 총 5개 실로, 백두 산마루, 금강 산마루, 묘향 산마루, 칠보 산마루, 북악 산마루 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각각 5.6평 크기의 화상상봉장에는 TV모니터와 영상송수신 장비 등이 비치되어 있는데, 모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사용된 장비로 전체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신 및 연결방식이 현재와 다르기 때문이다.

정재은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쓴 이후에는 그대로 보존한 것이다. 상봉이 언제 될지 모르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쓸 수는 없고 다 보존되어 있다”며 “지금은 통신방식도 다 바뀌었고, 연결방식도 다 바뀌었다. 전면적으로 다 바꿔야 한다. (마무리는) 4월 말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오늘부터 13개 국내 화상상봉장 개보수에 착수가 됐다. 4월 말까지 개보수를 완료하면, 이후 2주간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라며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편의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술적으로 선명한 화상이 나올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개보수는 서울 등 전국 13개 지사 모두 진행 중이다. 제주, 충청, 광주, 대구 등은 상봉장을 1층으로 옮기는 등의 대공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지난달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화상상봉장 개보수와 북측 화상상봉장 장비 지원에 30억 9천 4백만 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남측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개보수 시작으로, 정부는 북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북측 이산가족 화상상봉장은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되며, 남측과 똑같은 장비가 지원된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현재 유관기관과 협의 중이다. 협의가 끝나는 대로 북측과 실무협의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북측에 구체적인 제의를 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이산가족 화상상봉실 배치도.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총 7차례 열렸다. 총 557가족 3천748명이 만났다. KT의 기술적 지원으로 남북 간 광통신 전용망을 연결해 한 가족당 2시간 이내로 음성과 영상을 통해 가족을 확인하고 상봉했다.

하지만 이산가족들은 화상상봉이 아닌 대면상봉을 원하고 있어, 화상상봉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화상상봉에 선정되면 대면상봉에서는 제외되는 문제도 있다.

‘2016년 이산가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상봉자의 63.7%가 대면상봉을 원했고, 3.6%만 화상상봉을 원했을 뿐이다. 게다가 2%의 이산가족만이 화상상봉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재은 팀장은 “화상상봉의 애초 의미는 고령이산가족들을 위한 대안적 방법이다. 고령화가 심해서 지금은 대면이나 화상이나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연세가 많으신 분에게 편의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금강산까지 가서 (대면상봉을) 하는 것이 힘들다. 앞으로 (화상상봉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9.19평양선언에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상시 면회소로 운영하면서 대면상봉도 상시상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화상-영상편지 교환사업도 해 나가는 것으로 합의된 대로 이행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합리적 기준들을 마련해 많은 분들이 생사확인을 받고 상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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