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한 '운영적 정의'가 떠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어떤 상태가 돼야만 북한의 핵 활동이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볼 것이냐, 또는 어떤 시설이 어떻게 해체되어야만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라고 봅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노이 2차 북미회담 결렬 이유와 이후의 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비핵화에 관한 ‘운영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 간에 비핵화의 최종 목표 소위 ‘end state’(최종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로드맵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비핵화의 최종 상태를 ‘운영적 정의’하는 난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고 지난 30년간 비핵화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시도가 된 적이 없다”는 것.

1992년 한반도비핵화선언이나 2005년 9.19공동성명 등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최종상태(end state)에 대한 개념은 서로 공유를 하고 있”지만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소위 지표, 인덱스화 하느냐 하는 문제”가 난제로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결국 ‘최종 상태’에 합의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반론도 가능한 대목이다.

이 고위당국자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유엔 핵심 제재 결의의 사실상의 해제라는 문제와 관련해서 양측이 북한 핵 프로그램에서 영변 핵시설이 차지하는 비중, 의미에 대한 합의라든지, 또 거기에 상응한 조치가 무엇이냐에 대한 이해가 일치되지 않아서 해결이 되지는 않았다”고 하노이 회담 결렬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도 “큰 해결 방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있었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선은 북으로 하여금 포괄적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토록 견인을 해내고 그러한 바탕 위에서 ‘스몰 딜’(small deal)을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로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서는 한두 번의 연속적인 조기수확(early harvest)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조기수확을 통해서 상호신뢰를 구축하게 되고 또 구축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는 구상이다.

북미 양자가 한반도 비핵화 분야의 최종 목표를 구체화한 최총 상태의 운영적 정의까지 합의한 바탕 위에서 로드맵에 합의하고, 한두 번의 연속적인 조기 수확을 거두자는 구상으로 요약된다. 사실상 ‘일괄 타결, 단계적 동시행동’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고위당국자는 “양측 모두 2017년 이전의 갈등과 대결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양국 모두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이제 굉장히 앞서 나갔다, 크게 진전했다, 사실상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많은 기대를 하고 60시간 이상 기차 여행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빈손으로 귀국한 것에 대한 많은 국내적인 정치적인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추정을 해본다”며 “만일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에 대한 북한의 입장에 변동이 있을 때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 우리는 이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주의를 갖고 앞으로 북한의 태도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궤도 이탈을 방지하고, 북미 협상이 조기에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공동 유해발굴이나 한강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은 4월 초에 실현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다. 우리 정부가 보기에는 금년에는 보다 혁신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사실 작년에 보면 우리가 북미 간의 대화를 견인했고, 또 6.12 싱가포르회담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 간의 대화를 견인한 셈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는 남북 간의 대화의 차례가 아닌가 이렇게도 보여진다”고도 했다.

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에 대해 “최선희 부상의 브리핑이라고 정의하고 싶다”며 외신기자 4명을 포함시킨 외교단에 대한 브리핑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특히 “앞으로의 북미 협상 필요 여부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성명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표현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면서 최 부상이 개인 의견으로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앞으로 계속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곧 결심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미 양측 모두 외교와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는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강조하고 “정상 간의 유대와 신뢰는 계속 지속되고 있다 하는 점도 매우 큰 진전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세계 모든 나라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하여 우리 문재인 대통령의 앞으로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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