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향산(妙香山)

 

꿈에 본 내 고향(故鄕) 참말 못 잊어

어머님의 병(病)낫게 한 「효자(孝子)우물」의 전설(傳說)

진남포(鎭南浦)는 사과의 명산지로 이름이 높아

 

고향을 떠나 온지 몇몇 해런가

타관 땅 돌고 돌아 헤매이는 이 몸

내 부모 내 형제를 그 언제나 만나리

꿈에 본 내 고향을 참말 못 잊어

 

박두환씨가 지은 꿈에 본 내 고향의 한 귀절이다.

묘향산 이야기를 어떻게 할까요. 하도 어릴 적에 삼촌의 손을 잡고 가고오고 했으니 말입니다. 그때가 늦은 여름! 맑은 하늘 맑은 개울 맑은 모새를 기억할 수 있고 처량하게 우는 매미소리 산울림 속에 나를 잊었고 느닷없이 파란 등어리를 한 맹봉이란 놈이 발 앞에서 펄쩍 뛰어가던 일들이 눈에 선합니다.

○....내가 자라던 옛집은 진지리에 있습니다. 거기에 효자우물(孝子井)이 있었고, 그 옆에 사백년 묵은 황나무가 서 있었습니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우리 집 마당가에는 함박꽃순이 돋아났는데 지금도 돋아나고 있는지!

 『옛날 금빈이라는 사람이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추운 겨울 얼음위에 앉아서 몇 날을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느 날 그 사람이 앉은 아래 얼음이 두 쪼각이 나면서 금붕어 두 마리가 얼음위에 올라오기에 이것을 원님께 바치고 사유를 아뢰었더니 한 마리는 원님이 가지고 한 마리는 어머님께 드리라고 해서 금붕어를 어머님께 대접하였더니 어머님 병이 나았다는 전설이 있어 효자우물이라고 한답니다. 물맛이 참 좋습니다.』

○....지금 고향집에는 어머니와 형님 동생들이 있습니다. 살아만 계신다면 한번 만나보게 되겠지요. 형님은 피난 때 다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들었는데...

○....우리 고향에는 또 사과가 많이 납니다.

우리 집에도 사과나무가 많았는데 왜 남의 집 사과 따먹기를 좋아했는지... 학교시절에 놀다가도 심심하면 남의 집 사과밭에 숨어 들어가 사과를 따먹었고... 몰래 술을 훔쳐 먹고는 그저 기분이 좋아서 두칠이네 집에서 밤을 새워 떠들어 대며 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제 점점 나이 먹고 보니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피리소리가 구슬프게만 들려지고 머리에서 한때 사라졌던 어머님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육십이 가까워질 어머니의 환상을 머리에 그려보면서 말입니다.

  
(사진=묘향산(妙香山)의 보현사(普賢寺))

 

최정상(崔貞相)

용강출신(龍岡出身)=수의사(獸醫師)

▲ 가고파라 내고향-묘향산 [민족일보 이미지]

<민족일보> 1961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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