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관련단체들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원폭피해자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 등을 촉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3.1운동 100주년 대통령 기념사에서 한국원폭피해자 문제 해결과 지원대책을 밝혀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관련단체들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1일 오전 11시 청와대 인근 분수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원폭피해자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특별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우리의 입장’을 발표,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4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일제하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은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강제징용과 피폭이라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어온 한국원폭피해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그동안 잊혀진 존재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원폭피해자들은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 10만여 명이 피폭당하여 5만여 명이 그 처참한 현장에서 방사성 물질로 뒤덮인 검은 비를 맞으며, 영문도 모른 채 고통스럽게 죽어갔지만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원은커녕 피해 규모 등에 대한 실태조사조차 지금껏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부모가 피폭되었다는 이유 하나로 사회적 편견 속에서 일반인보다 3.4~89배의 발병율을 가지고 각종 질환을 앓으며 병마 속에 살아온 피폭2세 등 후손들은 질환의 원인을 모른 채 피폭영향의 인과관계를 규명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우리의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한정순 한국원폭환우2세회 부회장이 피해 2세를 대표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들에 따르면, 현재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등록된 피해자는 2,350명(2018. 12월 기준)만 남아 있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84세다. ‘위안부’피해자와 마찬가지로 해마다 고령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고 생존자가 줄고 있는 것.

이들은 “원폭피해자 1세들과 2, 3세 등 후손들은 건강, 생활실태조사는 물론 의학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질환의 발병빈도와 질환의 원인, 피폭영향에 대한 인과관계를 정부가 규명해주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며 “2016년에 제정된 원폭피해자특별법에는 1만 5천여명으로 추정되는 원폭피해 후손들이 원폭피해자 정의와 대상에 누락되어 있어 조사규명과 지원 대상에서도 배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보건복지위에 계류 중인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안을 하루속히 통과시키고, 정부는 개정안 통과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것.

이들은 또한 “원폭 투하로 억울하게 희생된 5만여 명의 영령들은 아직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위령각을 건립하여 유골과 영령을 하루속히 모셔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3.1운동 100주년 대통령 기념사에서 한국인 원폭 문제 해결과 지원 대책을 밝혀라”고 촉구하고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에서 8월 6일 거행되는 74주년 원폭희생자 추모제에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과 추모사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 평통사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는 금강산 새해맞이 공동행사 계기에 원폭피해자 남북 공동대응을 북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원폭피해자 실태조사'와 '문재인 대통령 합천방문'이 중요한 구호로 제기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통사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는 “오는 11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카톨릭 사제로서 그동안 사제로서 다하지 못한 죄를 고백하는 마음으로, 참회하는 마음으로 한국 원폭피해자 문제 해결에 교황님과 카톨릭 교계가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새해맞이 공동행사에 참석해서 남북 피폭자들의 교류와 미일 정부에 대한 공동대응을 요구하는 협회의 목소리를 전달했다”면서 “이제 남북이 힘을 합쳐 일본이 지은 죄를 참회하고 책임을 인정하면서 사죄와 배상에 나서도록 견인해야할 때이다. 남북 피폭자들이 앞장서서 미국의 책임 인정과 사죄도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통사 청년회원들은 원폭피해자들에 대한 구술 채록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한국 원폭피해자 실태조사 나서라’, ‘청년들이 나서겠습니다’ 손구호판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 평통사 청년회원들은 피해자 구술 채록 등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평통사 청년회원들은 '청년들이 함께 하겠습니다'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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