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한 만큼 감동도 크다”

▲ 손형근 6.15해외측위원장은 12-13일 금강산에서 열린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해외측 단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손형근 위원장과 13일 오전 금강산 신계사에서 결산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어제 연대모임 마친 직후 내 마음에 정말 ”통일은 됐어“라는 문익환 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남북해외 민간대표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12~13일 금강산에서 열린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누구보다 감격한 이는 해외측 참가단의 단장을 맡은 손형근 6.15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이다. “고생한 만큼 감동도 크다”는 것.

손형근 위원장은 13일 금강산 신계사 방문시 <통일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해외동포가 평양이나 금강산에 오는 것이 굉장히 먼데서 오니까 시간도 걸리고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크다”면서도 “굉장히 중요한 대회라고 생각하고 왔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을 비롯해 해외대표단은 모두 15명으로 일본 8명, 중국 6명, 호주 1명이다. 모두 중국을 거쳐 평양에서 북측 대표단과 합류해 금강산 공동행사에 참석했다. 김광일 전 6.15대양주위원장은 12일 만찬 연설에서 “시드니, 인천, 중국 심양, 평양을 경유해 약 서른여섯 시간의 긴 여정을 거쳐 이곳 금강산에 도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구나 손 위원장은 우리 정부에서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의장을 맡고 있어 한국 방문이 금지된 상태다. 따라서 북한 방문만 자유로울 뿐이다.

한통련은 김대중 구출운동 등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1978년 반국가단체로 판결받은 뒤 김대중 정부시기에도 그 족쇄를 풀지 못한 채 고국 땅을 밟았고 이후 노무현 정부시기 방한이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이명박 정부시기부터 다시 사실상 방한이 금지됐다.

손형근 위원장은 2009년 4월 인천공항에서 소환장을 받고 거부한 뒤 되돌아가 아직까지 국가보안법상 기소중지자 신세로 입국 금지자로 분류돼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다른 한통련 간부들은 일반 재일동포들의 10년 기한 여권과 달리 1년, 3년 단기여권을 발급받아 방한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도 10일간 걸리는 일정을 짜서 왔다”며 “남북관계가 이렇게 개선하는 속에서 나도 빨리 서울에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북측은 재일 조청(조선청년동맹)이 조국(북한)에 보내준 버스 ‘조청 애국호’를 해외대표단이 이용하도록 각별히 배려하기도 했다.

그는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선언 발표된 후 두 번째로 남북해외 공동행사를 이번에 치렀다. 이번에는 민간단체가 사실상 처음 총 결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굉장한 열기 그리고 단합,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우리 남북해외가 크게 단결하면 좀 더 힘있게 공동선언 이행운동을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확신을 이번에 연대모임을 통해서 느꼈다”는 것이다.

6.15일본위, 26일 도쿄서 ‘3.1절 100주년 해외동포대회’ 추진

▲ 손형근 해외측 단장이 '2019 새해맞인 연대모임' 본행사에서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12일 저녁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만찬 헤드테이블에 남북해외 공동단장들이 나란히 자리잡았다. 왼쪽부터 손형근 6.15해외측위 위원장, 박명철 6.15북측위 위원장,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12일 오후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 본행사에서 해외측을 대표해 축하연설에 나서 “남,북,해외 8천만 겨레가 강철과 같이 굳게 단결하여 통일운동을 추진한다면 그 누구도 우리의 앞을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역사 청산에 등을 돌리고 군사대국화와 전쟁의 길로 돌진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해 민족공동의 힘으로 단호하게 경고를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12일 오후 금강산 수정봉식당에서 열린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 결과를 묻는 질문에 “3.1독립운동 100주년 때에 남북해외 공동행사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지만 여기 와서 좀 이야기를 들었더니 이달말 조미(북미) 정상회담도 예정되고 바쁜 속에서 크게 치르는 것이 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새해맞이 공동행사에서 채택한 ‘8천만 겨레에게 드리는 호소문’에도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발표 1돐, 개천절 등을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같이 의의 있는 날들에 민족공동행사”를 하기로 명기됐지만 3.1절 공동행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6.15일본지역위원회는 당초 서울에서의 대규모 남북해외 공동행사를 염두에 두고 ‘3.1절 100주년 기념 해외동포대회’를 오는 26일 오후 5시 도쿄 아카바네회관에서 개최한 뒤 서울 공동행사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는 “해외동포대회는 예정대로 총련, 한통련, 재일한인회와 미국, 유럽, 대양주 대표 등 500명이 모여서 크게 치를 것”이라며 “서울 3.1절 행사에 한통련 50명, 재미동포 아마 20명쯤, 유럽과 대양주 대표도 참석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동행사의 남측 공동단장을 맡은 김홍일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3.1절을 기해 일제시기 강제징용자 유골봉환 행사를 추진 중에 있고, 북측 대표들을 초청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6.15민족공동위, 명칭 변경 등 규약 개정키로

▲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가 12일 오후 금강산 수정봉식당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13일 아침 해금강 해맞이에 조선오 6.15해외측위 사무국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손 위원장은 “올해는 4.27 판문점선언 1주년, 9월 평양선언 1주년도 있고 해서, 그 계기로 더 좀 크게 남북해외가 모여서 공동선언 이행을 촉진하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앞으로 많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대에 맞게 6.15위원회도 확대 강화하자 이런 합의를 했다”며 “내용적으로는 명칭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고 아울러서 우리가 더 많은 단체나 인사를 6.15위원회에 조직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나아가 “다시 공동행사가 열려 6.15위원장들이 모일 때 명칭을 포함해서 조직강화 일환으로 규약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올해 중에 3자가 모여서 규약을 개정하는 작업이 반드시 진행될 거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동의 전 6.15해외측위원장의 별세로 2017년 10월부터 6.15해외측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임기를 묻자 “임기가 2년으로 돼 있지만 세계 각지에서 대표가 모여야 대회가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임기가 언제까지인가 확실히 정하지 않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13일 마지막 공동행사 일정인 남북해외 공동단장 오찬모임에서 “정말 어제와 오늘 연대모임을 통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정말 좋은 날 왔다. 봄이 왔다. 그런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정말 단결을 더더욱 굳건히 하는 좋은 연대모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성과를 돌아가서 많은 사람하고 공유하면서 이 성과를 더 확대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느린 듯 또박또박한 그의 말투는 오히려 진정성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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