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두만강(豆滿江)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
독립운동자(獨立運動者)들이 노래하던 애조(哀調)의 민요(民謠)
곳곳에 활구멍이 펑펑 뚫린 여진(女眞)의 산성(山城)

○....『두만강(豆滿江)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 애조를 담뿍 실은 이 민요를 한때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못 부르게 하던 일을 기억한다.
「향수와 갈망」 - 그것은 조국애에 가슴 태우던 독립운동자들이 이국 땅 간도(間島)에서 대안(對岸) 조선 땅을 바라보며 울먹이던 노래였기 때문이다.

한,만,소(韓滿蘇)의 삼각지대를 굽이쳐 흐르는 두만강-이 국경을 고향으로 삼은 이들로서 몽매간에 잊을 수 없는 그 고장 풍정(風情)의 가지가지는 이제 아득한 옛말로 느껴지는 것이다.

○....회령(會寧)에서부터 곧장 북으로 흘러가는 물결은 남양(南陽)에서 동쪽으로 굽이쳐 경원(慶源), 아오지(阿吾地)를 거쳐 동남쪽 서수라(西水羅)에서 바다로 들어간다.

오랑캐 아라사(露西亞) 사람들이 자주 침범하던 이 변경(邊境)은 이조(李朝) 충신 김종서(金宗瑞)가 육진(六鎭)을 개척한 이래 우리 땅으로 자리 잡혔고 조상들이 입북(入北)하였던 것이다. 지금도 활구멍이 펑펑한 여진(女眞)의 산성(山城)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콩·감사·옥수수가 풍성한 내 고향이 언제고 그립고 자랑이지만 그곳에 버리고 온 가까운 사람들의 모습조차 희미해진 17(十七)년의 세월-사십고개이던 부모님들이 이제 환갑을 넘었을 것이나 생사여부를 알길 없는 안타까움은 더욱 향수를 눈물어리게 한다.

○....국군이 채 진주하지 못했던 그 고장에도 얼음이 풀리고 「무슨들레」 꽃피는 봄이 찾아 왔으려니 생각하면 망향(望鄕)의 정은 그지없다.
강변 곳곳에 국군경비대가 주둔하고 나진행(羅津行) 열차에 몸을 싣게 되는 날이 올 겨울 강 얼어붙기 전에 와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사진=회령금생(會寧金生)나루터에서 바라본 두만강 =1950년 촬영)


김동흥(金東興) 회령출신=언론인

▲ [가고파라 내고향 15 두만강-민족일보 이미지]

<민족일보> 1961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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