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눈을 뜨고 말하라 3
=김동명씨의 남북교류반대론을 박함=

 

박윤희*

(나는) 김동명씨같은 남북교류공포증에 걸린 사람들의 애국심을 의심한다거나 일부 좌익계 소아병들처럼 이들을 「반동분자」나 「반민족분자」로 몰아치울 의사는 조금도 없다. 왜냐하면 이들이 과거 이승만 독재정권 밑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독재를 막기 위해 그들대로 애를 많이 썼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끝마다 「반공」과 「애국애족」을 부르짖기를 잊지 않았고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이 분들이 이때까지 이 나라 이 겨레를 위해서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왔으며 앞으로도 공헌할 수 있겠느냐 하는데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내 생각으로는 이른바 「민족진영」에 속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온 이 분들이야말로 민족의 통일과 장래에 대하여 공산주의자들보다 더 큰 용기와 자신과 그리고 더 넓은 도량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고 다뤄야할 줄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정반대다. 통일문제는 물론, 외교문제에 있어서 일이 생길 때마다 이북의 공산정권한테 「이니시아티브」를 뺏기던 이정권 때라면 또 모르거니와 사월혁명을 거쳐서 탄생된 제2공화국에 있어서도 계속 「이니시아티브」를 이북한테 뺏겨야할 이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은 15년 동안 이 나라 이 겨레를 요 모양 요 꼴로 만들어온 기성세대들의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에 가득 찬 태도에 대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뉘우침이나 반성도 없이 보다 대담하고 새로운 각도에서 겨레의 통일과 장래를 다뤄보려는 후배들을 격려해주고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이것을 「불순시」하고 마치 뒤에서 공산당이 조종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지레 겁을 집어 먹는다는 것은 얼마나 선배답지 못한 짓인가?

(이들은) 앞서 말한 서신교환뿐만 아니라 남북간이 교역 문화교류적인 체육대회에 남북혼성「팀」을 보내자는 제의에 대해 항상 부정적인 태도를 가져왔으며 남북간의 정치협상같은 문제에 이르러서는 무슨 못들을 말이라도 들은 것처럼 노발대발하기가 일쑤다. 그렇다고 무슨 체계 있고 전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렇게 하면 공산당한테 먹히게 마련이니까」 안 된다는 게 고작이다. 이 얼마나 자신 없고 용기 없고 패배를 스스로 시인하는 수작인가?

(이들 문에는) 남북통일을 조금이라도 촉진시키기 위한 민족자주적 노력의 일부로서 남북교류를 부르짖는 인사들-특히 젊은 세대들이-민족혼도 없고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의식 못하는 철부지로 보일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우선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피어린 싸움에서 맨 앞장을 섰던 것이 이들 「애국애족」이라는 말을 독점했던 사이비 노민족주의자들이 아니라 공산당과 총검을 들고 싸웠던 제대청년들, 젊은 학도들, 그리고 항상 지배자들의 버림만 받아오던 헐벗고 굶주리는 자유밖에 누리지 못했던 무명시민들이었으며 「반공」이라는 미명아래 국민의 기본권리를 여지없이 유린하던 이승만식 독재정치의 상징으로 세워놓았던 「반공회관」에는 불을 지르면서도 그 앞에 세워놓았던  「맥아더」장군의 동상에는 꽃다발을 걸어주었던 「4.19」 당시의 「에피소드」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같은 피를) 나눈 한 민족이라는 점을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경제문화교류와 정치적 승인은 전 혀 다른 문제이며 무역을 비롯한 미소간의 여러 교류를 김의원 같은 인사들은 어떻게 할 작정인가?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에서 「후르시쵸프」수상과 만났다고 해서 「아이크」를 「용공주의자」로 몰았다는 이야기를 나는 아직 들은 일이 없다.

(우리가) 남북협상을 제의하는 것은 이북의 공산주의자들이 해온 일을 모두 좋다고 한다거나 그들의 주의주장에 무조건 굴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협상할 것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알리고 또 이북동포들에게도 천편일률적인 공산당식 생활방식 이외에도 더 좋은 생활양식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위해서인 것이다.

(우리와) 똑같이 동서냉전의 희생을 강요당해온 독일의 경우를 보라! 동서독간에 하나의 「올림픽·팀」을 내보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국사, 국어사전의 공동편찬, 서신, 경제, 인사의 교류를 실시해온지 이미 오래인 것이다. 더우기 우리로서 옷깃을 여미고 참고를 삼아야할 일은 서독정부와 그 인민들은 「헌법」을 「헌법」이라하지 않고 「기본법」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 23조는 기본법의 적용범위를 서독에 국한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 기본법이 서문에는 이 법이 통일될 때까지의 과도적인 것이며 국토가 통일되고 독일인민들의 자유로운 결정에 따라 하나의 「헌법」이 발효하는 그날로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명백히 규정함으로써 통일에의 비원을 표명하고 있다.

서로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법통」을 고집하고 있는 남북한의 현존정권 서로 상대방을 무슨 철천의 원수처럼 여기고 서로 만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이 땅의 현실과 얼마나 좋은 대조인지 알 수 없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남북통일이 남북의 현존정권이 궁극적으로 해체되어야 한다는 대전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 국민이 허심탄회하고 대담하고 공공연하게 시인해야 할 때가 왔다고 나는 믿는다.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해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김동명 노인같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패배주의」 「열등의식」인 것이다. 다행하게도 우리 젊은 세대들은 이런 「패배사상」에 물들어 있지 않다.

20년간 이승만 독재정치 밑에서 억눌려 산 이남의 대다수 인민들이 「4.19」때에 봉기했듯이 남북교류가 시작되고 통일선거가 실시되는 날 이북동포들도 조국의 통일을 방해해온 김일성일파에게 반드시 「부표」를 던지리라는 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끝)

(필자=통일사회당 선전부장)

*당시 통일사회당 선전부장, 민족일보 논설위원, 혁신동지연맹 대변인, 1960년 7.29선거에 사회혁신당 후보(천안을구)로 천거.

▲ 논단-먼저 눈을 뜨고 말하라 3 [민족일보 이미지]

論壇-먼저 눈을 뜨고 말하라 3
=金東鳴氏의 南北交流反對論을 駁함=

朴允熙

(나는) 金東鳴氏같은 南北交流공포증에 걸린 사람들의 애국심을 의심한다거나 一部 左翼系小兒病들처럼 이들을 「反動分子」나 「反民族分子」로 몰아치울 의사는 조금도 없다. 왜냐하면 이들이 과거 李承晩독재정권밑에서 民主主義의 꽃을 피우고 독재를 막기 위해 그들대로 애를 많이 썼다는 事實을 나는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끝마다 「反共」과 「愛國愛族」을 부르짖기를 잊지 않았고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이분들이 이때까지 이 나라 이 겨레를 위해서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왔으며 앞으로도 공헌할 수 있겠느냐 하는데 對해서는 매우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내 생각으로는 이른바 「民族陣營」에 속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온 이분들이야말로 民族의 統一과 將來에 對하여 共産主義者들보다 더 큰 勇氣와 自信과 그리고 더 넓은 度量을 가지고 問題를 제기하고 다뤄야할 줄 믿는다.

(그러나) 事實은 이와 正反對다. 統一問題는 물론, 外交問題에 있어서 일이 생길때마다 以北의 共産政權한테 「이니시아티브」를 뺏기던 李政權때라면 또 모르거니와 四月革命을 거쳐서 탄생된 第二共和國에 있어서도 계속 「이니시아티브」를 以北한테 뺏겨야할 理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젊은 世代들은 十五年동안 이 나라 이 겨레를 요모양 요꼴로 만들어온 旣成世代들의 소극적이고 敗北主義에 가득찬 태도에 對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뉘우침이나 반성도 없이 보다 대담하고 새로운 角度에서 겨레의 統一과 將來를 다뤄보려는 後輩들을 격려해주고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이것을 「不純視」하고 마치 뒤에서 共産黨이 조종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지레 겁을 집어 먹는다는 것은 얼마나 선배답지 못한 짓인가?

(이들은) 앞서 말한 書信交換뿐만 아니라 南北間이 交易 文化交流的인 體育大會에 南北混成「팀」을 보내자는 제의에 對해 항상 부정적인 태도를 가져왔으며 南北間의 政治協商같은 問題에 이르러서는 무슨 못들을 말이라도 들은 것처럼 怒發大發하기가 일쑤다. 그렇다고 무슨 體系있고 全國民이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렇게 하면 共産黨한테 먹히게 마련이니까」 안 된다는 게 고작이다. 이 얼마나 自信없고 勇氣없고 敗北를 스스로 시인하는 수작인가?

(이들 문에는) 南北統一을 조금이라도 촉진시키기 위한 民族自主的 노력의 一部로서 南北交流를 부르짖는 人士들-特히 젊은 世代들이-民族魂도 없고 共産主義의 위험성을 의식 못하는 철부지로 보일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우선 李承晩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피어린 싸움에서 맨 앞장을 섰던 것이 이들 「愛國愛族」이라는 말을 獨占했던 似而非 老民族主義者들이 아니라 共産黨과 銃劍을 들고 싸웠던 除隊靑年들, 젊은 學徒들, 그리고 항상 지배자들의 버림만 받아오던 헐벗고 굶주리는 自由밖에 누리지 못했던 無名市民들이었으며 「反共」이라는 美名아래 國民의 기본권리를 여지없이 유린하던 李承晩式 독재정치의 상징으로 세워놓았던 「反共會館」에는 불을 지르면서도 그 앞에 세워놓았던 「맥아더」將軍의 銅像에는 꽃다발을 걸어주었던 「四.一九」 當時의 「에피소드」를 想起할 필요가 있다.

(같은 피를) 나눈 한 民族이라는 點을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經濟文化交流와 政治的 承認은 全혀 다른 문제이며 貿易을 비롯한 美蘇間의 여러 交流를 金議員같은 人士들은 어떻게 할 작정인가? 「아이젠하워」 前 大統領이 「캠프·데이비드」에서 「후르시쵸프」首相과 만났다고 해서 「아이크」를 「容共主義者」로 몰았다는 이야기를 나는 아직 들은 일이 없다.

(우리가) 南北協商을 提議하는 것은 以北의 共産主義者들이 해온 일을 모두 좋다고 한다거나 그들의 主義主張에 無條件 굴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協商할 것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主張을 相對方에게 알리고 또 以北同胞들에게도 千篇一律的인 共産黨式 生活方式 以外에도 더 좋은 生活樣式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위해서인 것이다.

(우리와) 똑같이 東西冷戰의 희생을 강요당해온 독일의 경우를 보라! 東西獨間에 하나의 「올림픽·팀」을 내보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國史, 國語辭典의 共同편찬, 書信, 經濟, 人士의 交流를 實施해온지 이미 오래인 것이다. 더우기 우리로서 옷깃을 여미고 참고를 삼아야할 일은 西獨政府와 그 人民들은 「憲法」을 「헌법」이라하지 않고 「基本法」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 二十三條는 基本法의 適用범위를 西獨에 局限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 基本法이 序文에는 이 法이 統一될때까지의 過渡的인 것이며 國土가 統一되고 獨逸人民들의 自由로운 決定에 따라 하나의 「憲法」이 發效하는 그날로 그 效力을 喪失한다고 明白히 規定함으로써 統一에의 悲願을 表明하고 있다. 

서로가 「韓半島의 唯一한 合法政府」라고 「法統」을 고집하고 있는 南北韓의 現存政權, 서로 相對方을 무슨 철천의 원수처럼 여기고 서로 만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이 땅의 現實과 얼마나 좋은 對照인지 알 수 없다.

(말로만이) 아니라 眞心으로 統一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南北統一이 南北의 現存政權이 궁극적으로 解體되어야 한다는 大前提 없이는 不可能하다는 것을 全國民이 허심탄회하고 대담하고 공공연하게 시인해야 할 때가 왔다고 나는 믿는다.

(統一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해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金東鳴 老人같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敗北主義」 「劣等意識」인 것이다. 多幸하게도 우리 젊은 世代들은 이런 「敗北思想」에 물들어 있지 않다.

二十年間 李承晩獨裁政治밑에서 억눌려 산 以南의 大多數 人民들이 「四.一九」때에 蜂起했듯이 南北交流가 시작되고 統一선거가 실시되는 날 以北同胞들도 祖國의 統一을 방해해온 金日成一派에게 반드시 「否票」를 던지리라는 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끝)

(筆者=統一社會黨 宣傳部長)

<민족일보> 1961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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