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원불교 교무


제가 어린시절 호남평야에서 바라본 차령산맥은 서해안의 세찬 바람을 막아주고 평야를 살렸습니다. 

차령산맥은 태백산맥을 어머니 삼고 그 정기를 이어받아 계룡산 갑사에서 부처님의 법을 품었습니다. 그 혼은 금강의 맑은 물과 눈부신 모래밭을 만들었습니다. 고즈넉한 산의 정맥은 큰 세상에 대한 동경과 꿈을 키워주고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줬습니다.

아버님 자전거 뒤에 타고 조상님 산소가 있었던 미륵산 금마에 다다랐을 때 높은 산을 가리키시며 저기가 대둔산이다하신 현산 아버님 말씀을 다시 떠올려보면 소백산맥을 부모삼아 금산사 내장사를 지나 영광 불갑사까지 이어진 길이 200km의 구릉성 산지 노령산맥이었습니다.

2018년 11월 새 근무지 영광 원불교 영산성지는 하루하루 대종사님을 친견하는 경외심을 갖게 합니다.

▲ 삼바재 오르는 길. [사진제공-정상덕 교무]

2019년 새해 종소리를 뒤로하며 삼밭재 마당바위를 오르는 눈길은 미끄럽고 숨이 차지만 그동안 알고도 짓고 모르고 지은 죄업을 내려놓는 참회의 땀방울은 온 몸을 돌아 흐릅니다.

삼밭재 마당바위에 앉아 일원상서원문을 독송하고 구수산 구십구봉 마지막 절벽같은 옥녀봉을을 바라보며 한 생각을 떠올립니다.

내 어릴적 꿈을 키웠던 차령산맥(정맥)의 맑은 정기가 몽땅 뭉쳐있는 끝자락이 길룡리 영촌(靈村)마을이구나.

노령산맥(정맥)의 밝은 정기가 불법으로 다시 살아나는 곳이 구수산 구십 구봉이고 다시 그 불맥을 이을 사람을 옷소매에 숨겨두었으니 백수읍(白岫邑)였구나.

100에서 빠진 한 봉우리는 바로 소태산(少太山) 환생하시고 후천개벽을 이곳에서 다시 시작해주셨습니다.

백두영봉 백두대간 이뤄 만생령을 살렸고 그 생기, 영기, 정기, 법기 수천년 흘러흘러 이곳 구수영봉 끝자락 망성봉(望聖峰,옥녀봉)에 이르렀으니 이 또한 불일중휘(佛日重輝,부처님 해 거듭 빛나고), 법륜부전(法輪復轉, 법의 수레 다시 굴리다)의 대예언이었습니다.

불연 깊은 천년의 빛 영광땅, 백두영봉 영기어린 구수산 구십구봉 그 중심에서 7세의 어린 소년 5년 동안 산신령전 기도 올렸으니 이 또한 새 부처님 소식이었습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외쳐주신 새 부처님 소태산 대종사님 기도 도량 온 몸이 떨려옵니다. 적공 한 생각에 몰록 멈춥니다.

석가모님 부처님의 깨달음이 있었던 붓다가야의 정신을 이어받은 가야산 정기어린 갓바위가 과거에 바탕한 현재진행형이라면 새부처님 소태산의 대각을 이룬 노루목 대각터의 구도정신을 낳은 삼밭재 마당바위는 현재에 뿌리를 한 미래진행형 새 기도 도량입니다.

영산성지를 세계인이 찾는 은생지, 법생지라 말씀하신 대산종사의 효심은 오늘도 저의 화두가 되어집니다.


2019년 1월 21일 원불교 총부 영산사무소장 정상덕 합장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 2019년부터 원불교 총부 영산사무소장으로 부임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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