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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주한미군 감축 공세에 대비해야<칼럼>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유영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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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6  14: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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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 문제로 방위비분담금 협상 결렬

지난해 12월 11일부터 3일간 열렸던 10차 방위비분담협정 체결을 위한 한미 간 10차 협상이 결렬됐다. 양국은 차기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가장 (이견이) 큰 것은 총액 부분"이라는 외교부 당국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핵심 쟁점은 역시 방위비분담금 총액 문제다. 미국 협상팀은 10차 협상에서 현재보다 20~25% 증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방안을 거부했고, 우리측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5일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액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도로 높이길 요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방위비분담금의 1.5배인 1조 4천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장관급 또는 정상급에서 이 문제를 타결할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들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의용 안보실장은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정상까지 가서 협상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내 한미동맹 세력의 파상 공세

이제부터야말로 진검승부가 펼쳐질 상황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해왔다. 한국이 주한미군 비인적주둔비(미군과 군무원의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미군 주둔 경비)의 50%를 부담하고 있다는 TV 대담 프로그램 사회자에게 “100%는 왜 안 되느냐?”고 반문하고, 최근에는 “우리는 세계의 호구가 아니”라고 떠들어온 게 트럼프 대통령이다.

시리아 미군 철수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던 매티스 미 국방장관 사퇴의 등으로 미국에서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동맹에 대한 강한 압박을 주저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말려온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 방위비분담금 2배 못 낼 건 뭔가, 안보 구두쇠 안 돼"(공로면 전 외교부 장관, 중앙일보), “방위비 분담금은 비용 아닌 안보 보험금”(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 중앙일보) 등 미국보다 더 미국 입장을 대변하는 주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으르고 무지한 국내 언론들도 결과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직.간접 부담이 액수로는 미국의 5~6배에 이르고 비율로는 미국의 계산방식으로도 80%를 넘는다. 그런데도 많은 국내 언론들은 미국이 주장하는 대로 우리가 42%만 부담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또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해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무급휴가 예고 공문을 보내자,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조기에 타결되지 않으면 한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지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처럼 보도한다. 6차 방위비분담협정 때인 2005년에는 6월 29일에 비준동의를 거쳤어도 임금 지급에 문제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참으로 국익에 반하는 무책임한 보도가 아닐 수 없다.

방위비분담금을 증액해야 할 명분도 근거도 없다.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비용 요구는 주한미군 주둔경비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 또 방위비분담금이 1조원 안팎이나 남아돈다. 미국이 자국이 부담해야 할 미군기지이전사업비용을 한국민 혈세인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빼돌린 자금으로 돈놀이해서 벌어들인 3천억 원이 넘는 이자소득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군기지이전사업도 마무리되어 방위비분담금을 증액하여 불법적으로 빼돌릴 소요도 사라졌다. 방위비분담금은 증액이 아니라 오히려 대폭 삭감해야 마땅하다. 문재인 정부가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상 공세는 임박한 상황이고 문재인 정부의 처지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다. 정신을 어떻게 차리나.

첫째, 방위비분담금 문제에 관한 한 우리가 ‘갑’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돈을 주는 우리가 ‘갑’이고 돈을 받는 미국이 ‘을’이다. 과거 미국은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쟁점이 걸릴 때마다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 훈련과 장비 전개의 축소, 한국인 노동자 무급 휴가 등 갖은 압력을 가했다. 하지만 방위비분담금 문제로 인해 그런 일들이 현실화되어 크게 문제된 적이 한 번도 없다. 결론은 돈을 주는 건 우리이므로 초조해하지 말고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를 들어주지 말고 의연히 대처하면 된다.

방위비분담금 삭감-주한미군 감축-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협상 연계하자

둘째,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면 어떻게 하나. 이전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방위비분담금 문제나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과 연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미 사전 징후들이 여럿 있었다. 트럼프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을 데려오고 싶지만 지금의 의제는 아니다. 언젠가 그러기를 바라지만 당장 철수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즉흥적인 게 아니었다.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방부에 주한미군 감축 검토를 지시했다. 아베 일본 총리에게는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했을 때의 영향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과 관련하여 “먼저 동맹과의 협상에서,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우리가 논의할 이슈”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매티스 등의 완강한 반대를 물리치고 시리아 미군 철수와 아프간 미군 50% 감축을 선언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나토에서 발을 빼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했다고 한다. 한일 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레이더 조준’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에 방해되는 양국의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적극 개입하던 이전과는 달리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실제로 꺼내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조중동과 자한당 등 숭미사대주의 세력은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을 파탄낸다면서 들고 일어설 것이다. 수구보수적 유권자들은 이에 적극 동조할 것이고, 일부 중도적 유권자들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외국군대가 자기나라 땅에 주둔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외국군대가 감축되는 것은 주권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미국은 이제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일방적으로 감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 협의 없이도 주한미군 규모를 2만2천명으로까지 감축할 재량권을 갖고 있다.

주한미군을 감축하면서 이와 연계하여 방위비분담금도 삭감하면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실제로 2005년 6차 방위비분담협정 때는 주한미군 감축을 반영하여 방위비분담금이 삭감된 전례가 있다.(7,469억 원→6,804억 원) 이 때 미국의 반발이 가장 심했지만 숭미사대주의 세력이 생명처럼 여기는 한미동맹은 무너지지 않았다.

더 나아가 주한미군 감축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협상과 연동하면 북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어 한반도 평화 정세를 급진전시킬 수 있다. 시기적으로도 조만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견되는 만큼 이를 연계할 수만 있다면 중대한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한반도 평화협정 시안을 제시하면서 "비핵화가 완료되는 2020년 이내에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에 관한 협의에 착수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 감축-방위비분담금 삭감-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 이 3자를 연계하여 진전시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원한 대로 미군을 자기나라로 데려갈 수 있고 북의 핵 포기를 촉진할 수 있다. 우리는 주한미군 감축으로 주권을 일부나마 회복하고 방위비분담금을 줄이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을 적극 추동할 수 있다. 북은 대북 군사적 위협을 감소시키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앞당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남북미 모두에게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문재인 정부, 담대하고 창의적으로 대처해야

문제는 문재인 정부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정권인 박근혜 정부가 목표로 내세웠던 방위비분담금 삭감을 목표로 내걸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이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전제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3천억 원이 넘는 이자소득 문제를 해결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평화협정은 무관하다고 잘못된 주장을 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남북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는 기막힌 얘기까지 한다. 대체 그런 통일은 뭐하러 하나. 이는 분단 이래 온 겨레가 꿈꿔온 통일된 자주독립국가의 꿈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문 대통령의 이 발언에 숨은 깊은 뜻이 있을 수 없다. 숨은 뜻은 현실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을 막기 위해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트럼프 정부가 이미 검토하고 있는 데서 보듯이,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증액해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그 이행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또한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수구보수층의 반발이 두려운 나머지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증액할 경우 민주.진보세력의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총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방위비분담협정 초기에도 1.5배 이상 증액한 전례가 없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라크 파병 결정으로 노무현 정부의 지지기반이 무너졌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 과정에서 누구에 의해서든, 어떤 형태로든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문제가 논의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 경찰을 계속할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 논의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있다.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정전협정에 명시되었으나 합의 이행되지 못하여 66년이 지난 지금까지 쟁점이 되고 있는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이다. 국책 연구기관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과 연계하여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과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분담금 문제와 연계하여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제기한다면 이를 무마하거나 회피하려 하지 말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과 연계하는 담대하고 창의적이며 적극적인 지혜와 역량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전 애국크리스챤청년연합 부의장

전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사무처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전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대전충청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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