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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격변의 근원,'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2018 송년특집 ③>북한 내부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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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9  16: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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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2018년은 한마디로 ‘격변의 해’였습니다. 70여 년에 걸친 분단과 전쟁의 역사에 파열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웬만큼 굵직한 사건들을 차치하더라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역시 세 차례의 북중정상회담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커다란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것입니다.

한반도에 과연 평화와 통일의 싹이 틀 것인가? 올해 안에 예상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의 내년으로의 순연과 내년 초 예정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기대를 걸면서, 통일뉴스는 <2018년 송년특집>으로 ①남북관계 ②북미관계 ③북한 내부 ④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외정책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4월 20일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하고 '비핵화'와 함께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제시했다.[통일뉴스 자료사진]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여 우리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자!'

지난 4월 2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노선과 전략적 구호를 선언하면서 2018년 한반도는 대격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김 위원장은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4월 전원회의)에서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5년 전인 2013년 3월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건설과 핵무력을 병진시킬데 대한 혁명적인 전략적 노선'(병진노선)에서 핵무력을 빼고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선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데 대한 전략적 노선이 내세운 역사적 과업들이 빛나게 수행된 오늘 우리 당앞에는 승리의 신심드높이 혁명의 전진속도를 보다 가속화하여 사회주의 위업의 최후승리를 앞당겨야 할 중대한 혁명과업이 나서고 있다"며, 새로운 노선을 채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핵과 관련해서는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되었고 운반타격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무기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북부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쳤다"며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했다.

'국가핵무력 완성'에서 탄생한 '비핵화'의지와 새로운 노선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전격적으로 병진노선의 포기와 경제발전 노선을 대내외에 선포함으로써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화두는 단숨에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전략적 노선의 선포는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의 개막'으로 해석되었다. 병진노선이 김정은 위원장의 손끝에서 벼려지고 완결되긴 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연장선이었고, '국가핵무력 완성'이라는 김 위원장의 업적에 기초해 비로소 새로운 노선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인 평가이지만 북의 변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 성공을 계기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적 환경 조성, 남북관계 개선'을 제안할 때부터 조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3월 초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에게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함께 비핵화 의지를 처음으로 드러냈다.

   
▲ 김정은 시대 ‘과학중시, 인재중시’의 상징인 평양 과학기술전당. 2016년 준공되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4월 전원회의 의정보고에 나선 김 위원장은 새로운 노선을 실현하기 위한 당면 목표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 완수'로, 전망적으로는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정보화, 과학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여 인민생활을 유족하고 문명하게 마련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 노선 관철을 위한 과업과 방도로는 △당과 국가의 전반 사업에서 경제사업 우선시 △경제발전에 나라의 인적, 물적, 기술적 잠재력 총동원 △모든 부문과 단위에서 자력갱생, 자급자족 구호 △과학기술에 철저히 의거한 자강력 증대 등을 내세웠다. 

당 조직들은 모든 일꾼들과 당원, 근로자들에게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의 진수와 정당성을 깊이 인식시켜 경제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새로운 노선이 그리는 미래는 그럭저럭 먹고 사는 생활이 아니라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전반적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유족한 생활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꾸준히 보도했고, 당과 국가는 자력갱생과 과학기술 중시의 정신을 앞세워 경제발전에 총력을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내용은 결정서를 통해 △핵무기 병기화 실현 선언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및 북부핵시험장 폐기 △세계 핵군축의 중요 과정인 핵시험의 전면 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 △핵위협과 핵도발없는 한 핵무기 절대 사용하지 않고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 이전하지 않을 것 △강력한 사회주의 경제건설, 인민생활을 높이는 투쟁에 모든 노력 집중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환경, 조선(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주변국들과 긴밀한 대화를 적극화할 것 등으로 압축, 표현됐다.

'새로운 노선'이 꿈꾸는 미래는 '세계적 수준의 풍요'

김 위원장은 연초부터 미리 준비한 것 처럼 경제발전에 대한 열망을 피력했고 4월에 채택할 새로운 노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한 김 위원장이 올해 첫 현지지도를 나간 곳은 1월 12일(이하 날짜는 보도일자) 국가과학원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향상시키기 위한 지름길은 과학기술을 앞세우는데 있다"며 '국가과학원은 자력자강의 고향집'이라는 말을 남겼다.

국가과학원을 찾은 지 며칠 지나 새로 개건한 평양교원대학(1월 17일)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4월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과학기술강국, 인재강국 건설을 위한 과학교육사업의 혁명적 전환'을 예견한 것 처럼 강조했다. 

물론 김책공업종합대학 창립 70주년 방문(9월 29일)때에는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4월 전원회의의 구호를 역설했다. 

평양제약공장(1월 25일), 평양무궤도전차공장(2월 1일) 현지지도에서도 한결같은 방향은 자력갱생과 인민경제 향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비공개 회담(5월 26일)을 하기 직전에도 동해안 고암-답촌철길을 시찰(5월 25일)하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장(5월 26일)을 현지지도했으며,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서는 새로 건설된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6월 9일)을 돌아볼 정도였다. 

심지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월 11일 밤에는 수행원들과 함께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과 주빌리 다리, 싱가포르 항을 깜짝 방문해 싱가포르의 관광사업, 도시계획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6월과 7월에는 신도군(6월 30일) 현지지도를 시작으로 신의주화장품공장과 신의주방직공장(7월 2일) 등 평안북도 현지지도, 삼지연군 중흥농장과 감자가루생산공장, 건설장 등(7월 10일) 현지지도, 어랑천발전소건설장과 낙산바다연어양어사업소·석막대서양연어종어장, 청진조선소, 라남탄광기계련합기업소 9월1일기계공장, 염분진호텔건설장, 온포휴양소, 경성군 중평리 대규모 남새온실농장터, 청진가방공장(7월 17일) 등 함경북도 현지지도, 강원도양묘장(7월 24일), 군 제525호공장(7월 25일), 송도원종합식료공장·원산영예군인가방공장(7월 26일) 등 북한 전역의 경제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올 여름 폭염속에서도 평양무궤도전차공장과 버스수리공장(8월 4일), 삼천메기공장(8월 6일), 금산포젓갈가공공장(8월 8일), 운곡지구종합목장·연풍호방류어업사업소(8월 13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장·평안남도 양덕군 온천지구(8월 17일), 함경북도 경성군 온포온실농장건설준비사업(8월 18일), 삼지연군 건설장(8월 19일), 묘향산의료기구공장(8월 21일)을 다니는 모습에서 '인민경제 향상'에 대한 열망이 묻어났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삼지연관현악단 극장(10월 11일), 삼지연군(10월 30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장·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건설장(11월 1일), 신의주시건설총계획 지도(11월 16일), 대관유리공장(11월 18일), 동해지구 수산사업소들(12월 1일), 원산구두공장(12월 3일)으로 이어졌다.

반면, 올해 북한 언론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군사분야 행보는 2월 8일로 날짜를 옮긴 조선인민군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참가하고 11월 16일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아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한 것이 거의 전부였다.

북한에서 전승절로 기념하는 7월 27일을 하루 앞두고 조국해방전쟁참전렬사묘를 찾아 그곳에서 만난 제5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평안북도 신도군을 현지지도하면서 인근 군부대를 시찰(6월 30일)한 것이 더 있을 정도이다.

   
▲ 북한은 지난 5월 24일 외신을 초청해 풍계리 핵시험장을 폭파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하고 이를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외신을 초청해 풍계리 핵시험장을 폭파 폐기(5월 24일)한 것은 북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조치였다.

새로운 노선따라 북은 계속 변화할 것

그러나 뿌리깊은 북미 적대관계가 하루 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법.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된 △새로운 북미관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은 이후 구체적 이행과정에서 획기적 진전과 답보, 교착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아직은 결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와 여러차례 진행한 고위급 회담 등 직접 접촉을 통해 북의 비핵화 의지와 새로운 노선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 원칙을 고수하면서 전방위적으로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최근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제재로 조선(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고 반발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미국과의 협상판을 깰 생각은 없어 보인다.

내년에는 어떨까?

한편으로, 미국이 경제발전에 대한 북한의 열망을 마치 약점인 양 여기고 제재를 무기삼아 완전한 비핵화를 강박하는 국면이 계속된다면 상황은 서로에게 유익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김경일 중국 베이징대학교 동방학부 교수는 "북한이 새로 채택한 경제발전 노선과 핵은 100% 반비례한다. 경제발전을 이루면 이룰수록, 개혁·개방을 심화시키면 시킬수록,  핵포기 가능성은 커진다"면서 미국의 제재 압박은 잘못된 판단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 14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로 열린 국제회의 패널로 참가해 "북한이 경제발전 노선을 선택한 것을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 굴복한 결과라고 생각하는 견해가 적지 않지만 경제발전노선을 채택한 것은 김정은 시대가 주도적으로 선택한 로드맵"이라고 하면서 "북한이 새로운 노선을 채택한 것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앞으로 북한의 변화에서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새로 채택한 경제발전 노선이 단기적 목표 달성을 위해 세워진 계획이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건 총적 방향이며, 쉽게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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