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북정상회담이 날짜 발표만 앞둔 듯 보인다. 언론에는 날짜에 대한 예측이 오르내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어디를 갈 것인지” 추측 보도가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서울지역에서는 ‘환영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환영 엽서가 5,021장 모이는가 하면 서울시민환영단에 2,861명 시민이 참여를 신청했고, 지역 풀뿌리 모임 151개가 모여 서울지역 환영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서울시민의 환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환영엽서 5천장 모은 ‘서울시민 환영단’

가장 먼저 환영운동을 시작한 곳은 서울시민들의 가장 적극적인 환영열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서울시민환영단이다. 환영단은 서울남북정상회담을 알리는 거리캠페인, 서울시민 환영단 모집과 함께 한반도기에 ‘환영엽서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12월 7일 현재 5,017장의 엽서가 모였다.

서울시민환영단 권순영 기획단장은 “삐뚤빼뚤하지만 정성스러운 글씨도 있고, 그림도 있고, 예쁜 글씨도 있다. 마치 사람 얼굴이 다른 것처럼 엽서 5천 장에 5천 가지 환영의 마음이 담겨있다”며 인상적인 엽서 내용들을 소개했다.

▲ 거리에 전시된 환영엽서.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시민들이 환영엽서를 작성하는 모습. 현재 5,017장의 환영엽서가 모였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마음들

“김정은 국무위원장님, 서울방문 결정 정말 잘하셨습니다. 여기 있는 한반도기처럼 하나된 조국 원합니다. 이웃처럼 옆집, 옆 동네 방문하듯 자주오세요. 열렬히 응원합니다.”

“대통령님,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 강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시고 열일하시는 모습에 멀리있지만 응원합니다. 정말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대단한 결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합니다. 아마 이 이후에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 하나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두 분이 같이 계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요. 통일을 위해 힘 써주시기 바래요!”

시민들은 남북 두 정상에 대한 신뢰와 당부의 마음을 많이 표현했다. 이 외에도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하게 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맛집 방문을 권유하거나 ‘좋은 추억 남기고 가세요’,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세요’ 등을 권유하는 등 손님을 맞이하는 소박한 마음을 표현한 글이 많았다.

“민족의 지혜와 용기를 모아나갑시다.” (송영길 의원)

“백두와 한라가 만나면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성큼 성큼.” (김성환 의원)

“김정은 위원장의 남측 방문을 환영하며, 온 민족의 하나됨을 기원합니다.” (홍익표 의원)

국회의원들도 환영엽서를 작성했다. 현재 참여 의원은 다음과 같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권칠승, 김성환, 김영주, 김정호, 김종민, 백혜련, 서삼석, 소병훈, 송갑석, 송영길, 심재권, 전혜숙, 우원식, 제윤경, 홍익표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

화제의 ‘귤’부터 수능소감, 캐리커처에 담긴 ‘통일’ 소망

“환영합니다. 귤은 잘 드셨는지요?” 송이버섯의 답례, 제주 귤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시민들도 있었다. 특히 서부지역노점상연합 소속으로 과일노점을 운영중인 한 분은 “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 국민들도 귤을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 - 신촌과일 아주머니”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홍준표 전 의원과는 사뭇 다른, 민심의 표현인 셈이다.

얼마 전 수능시험을 본 소감을 남긴 학생도 있었다. “한국사 수능 20번 틀렸는데, 20년 뒤 새로운 수능문제가 될 오늘을 응원합니다”

가장 많은 엽서는 평화에 대한 염원, 그리고 통일된 미래에 대한 소망이 담긴 엽서들이다. 한 아이는 엽서 가득, 통일되면 하고 싶은 일을 빼곡히 적었다 “1. 엄마랑 아빠랑 같이 북한에 놀러가기 2. 해외여행 더 빨리가기 3. 북한에 있는 놀이하기 4. 북한친구들이랑 같이 학교다니기 5. 남북이 같이 기술발전해서 세계 1위되기”

▲ 남북정상 사진과 함께 밤거리에 전시된 환영엽서.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마트노동조합은 직원 식당 등 노동자들에게 직접 환영엽서를 받았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금강산과 백두산, 평양에 대한 소망도 대다수를 차지했다. “살아 생전에 금강산 가고 싶다.” “백두산에 사진찍으러 가고 싶다(사진 전공자).” “평양 냉면 먹고 싶어요.”

그 외에도 가볼 수 없는 고향땅을 그리는 마음도 가득하다. “시아버님 고향인 황해도 연백에 한번 가보고 싶다.” 어떤 사람은 개성 위치에 동그라미를 치고는 “아버지 고향에 가고 싶어요”라고 적었다.

환영엽서쓰기를 노동조합 차원으로 진행 중인 권혜선 마트노동조합 통일위원장은 “처음엔 ‘통일 잘 모른다’며 머뭇거리던 조합원이 통일에 대한 자기 생각, 소망을 적는 것을 보았을 때 많은 감회가 들었다. 노동자들이 서울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일의 마음을 보태고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엽서쓰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151개 단체 모여 ‘서울시민 환영위’ 결성, 사무실 곳곳 환영 엽서 코너 만들어

환영엽서 쓰기는 서울시민환영단 뿐 아니라, 지난 11월 29일 결성된 ‘서울시민 환영위원회’의 시민,사회,종교,노동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지난 11월 29일 151개 단체가 모여 결성한 ‘서울시민 환영위원회’.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마을공동체 등 한켠에 설치된 환영엽서 작성 코너. 현재 55곳에 설치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서울시민 환영위원회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를 주축으로 민주노총서울본부, 서부지역노점상연합회, 서울겨레하나 등 서울지역 주요 시민사회단체와 청년다락, 대한요가연맹, 한겨레온, 한국민족춤협회, 들꽃향린교회 등 종교, 문화, 풀뿌리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다.

권순영 기획단장은 “마을공동체 공간이나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사무실 등에 엽서를 직접 작성하는 코너를 설치하고 있다. 현재 55호점까지 설치되어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민의 환영의 마음이 이렇게 모아지고 있다. 서울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치 남남갈등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언론들도 있지만, 시민들은 이렇게 진지하고 또 깊이있는 환영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마음을 모아 정상회담이 발표되면 서울 전체에 ‘환영의 단일기 물결’이 확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홍대앞에서 캠페인을 진행한 서울시민환영단의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서울시민의 환영은 시작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현재 환영엽서 쓰기는 서울시민환영단 홈페이지(http://welcomeseoul.org)를 통해 가능하며, 엽서배부처 신청, 한반도기 구매 등 다양한 참여방법도 홈페이지에 공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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