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제공 - 청와대]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 가량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 등을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7분(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이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는데, 그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한국은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도 그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 한-러 정상은 미국의 상응조치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언급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고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늦어지고 있는 북미관계 개선을 촉진할 수 있는 미국의 상응조치, 즉 대북 제재완화를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를 문재인 대통령이 각각 언급하는 모양새를 취해 북미 양국의 양보를 촉구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분 다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해서 말씀을 나눴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 두 분이 가지고 계신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그런 솔직한 자리였다”고 전하고 “그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서 두 분께서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러 정상회담 관련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이 그에 대해서 표현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방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 중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특히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평화의 큰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서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사례하고 “수교 30년 되는 2020년에는 양국 간 교역량이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명이 달성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제시했다.

▲ 한-러 정상회담에는 양국 외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회담에 우리측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의겸 대변인 등이 참석했고, 러시아측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유리 트루트네프 경제부총리,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 막심 오레시킨 경제개발부 장관, 올렉 벨로제로프 러시아철도공사 사장,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Gazprom) 이사회 의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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