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9월 네덜란드를 출발한 강명구 씨가 한반도를 지나는 평화마라톤을 이어갔지만,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잠시 멈춰야 했다. [사진출처-유라시아대륙횡단평화마라톤 카페]

2017년 9월부터 시작된 마라토너 강명구 씨의 달리기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멈췄다. 남북 간 협의에 진척이 없어 한반도를 내달리는 그의 꿈이 잠시 멈춘 것. 강 씨는 오는 15일 러시아에서 출발해 남녘땅으로 돌아온다.

마라토너 강명구 씨의 달리기를 지원하는 ‘강명구유라시아평화마라톤과 함께하는 사람들’ 측에 따르면, 강 씨는 오는 15일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를 타고 이동해 강원도 동해항으로 들어온다.

이어 강원도 고성을 지나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경기도 파주 임진각까지 달리기를 이어간다.

애초, 그는 13일 북녘 신의주로 들어가, 평양을 지나 개성공단까지 450여 km를 달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16일경 서울에 도착한 뒤, 부산으로 내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통일부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측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협의가 여의치 않아, 결국 압록강을 바라보고 달리기를 멈춰야 했던 것.

▲ 한반도를 내달리려던 강명구 씨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유라시아대륙횡단평화마라톤 카페]

현재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도착한 강명구 씨는 12일 <통일뉴스>와 통화에서 “허망하다”라고 북녘땅을 밟지 못한 기분을 표현했다.

그는 “광화문에서 휴전선을 넘어가고 싶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안 되는 일이었다. 궁리 끝에 먼 길을 돌아서 왔다”며 “그마저도 쉽지 않은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내가 달리고 다른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하나의 길이 되기를 원했다. 통일의 첫 발자국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었다”던 그는 “잠시 이 시기를 넘기면 분명히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더 큰 희망이 있다”면서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달리기의 꿈을 놓지 않았다.

강 씨는 지난해 8월 광화문에서 유라시아마라톤 출정식을 열었다. 그리고 곧장 네덜란드 헤이그로 날아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준 열사 서거 110주기를 맞아 시작된 달리기는 1년 2개월에 걸쳐 18개국 1만 6천km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달 6일 중국 단둥에 도착, 압록강을 마주하고 잠시 멈췄다. 북녘 주민들과 만나 평화통일의 달리기를 이어가고 싶던 그의 희망도 잠시 접어야 했다.

▲ 강명구 씨는 내년 3.1절 100주년 혹은 4.27선언 1주년을 기념해 다시 달릴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출처-유라시아대륙횡단평화마라톤 카페]

하지만 그는 달리기의 꿈을 놓지 않았다. 2019년 3.1절 100주년 혹은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다시 한반도를 가로질러 달리겠다는 것. 이산의 가족사를 지닌 그는 그때는 황해도 송림에 있는 할아버지 산소에 절을 하겠다는 희망도 안고 있다.

강명구 씨는 “나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남북을 가로질러 뛸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면서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강 씨는 2015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으며, 2017년 6월 ‘사드반대 평화협정’을 주제로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마라톤을 한 바 있다.

한편, ‘유라시아평화의 길’은 오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강명구 마라토너의 한국 도착 대국민보고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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