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교황궁 'tronetto 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이하 현지시간) 교황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받고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 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것.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8일 오후 12시부터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며 “오후 12시 5분부터 45분까지 단독 면담이 진행됐고, 이후 10여분 동안 선물교환 및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전했다.

윤영찬 수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 의사를 받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교황께 전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 [사진제공 - 청와대]

교황은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즉답했다. 교황의 북한 방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올림픽과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전하자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교황은 특히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또 새겼다”며 “그 결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나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도한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 및 위안부할머니, 꽃동네 주민 등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신 데 대해 사의를 표했고, 교황은 “당시 한국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맨 앞줄에 앉아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도 별도의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 예방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수행했고, 교황청에서는 간스바인 궁정장관이 배석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교황궁 2층 교황서재에서 진행된 교황의 문 대통령 접견에는 교황청측에서 간스바인 궁정장관이 배석했고, 우리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이백만 주교황청대사 내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환영한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고 인사했고, 문 대통령은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방문했지만, 또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교황을 뵙게 되어서 너무나 영광스럽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어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매우 영광스럽게 올려주셨다”며 “그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특별 연설을 했다.

▲ 수행원들은 2층으로, 김정숙 여사는 '배우자의 방'으로 안내되어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이 끝나는 동안 대기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특별 연설을 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교황과 대통령은 준비한 선물들을 교환했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교황은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보호에 대한 저의 책들을 드린다”고 책을 선물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번역해 놓은 교황님 책을 다 읽어봤다”며 “원어대로 번역된 건지는 모르지만, 교황님이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쟁반 위에 있는 비둘기 모형과 묵주를 축복해 우리 측 수행원들에게 선물했고, “대통령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