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제12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남북이 항구적인 평화 속에서 하나가 되는 꿈,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이 자동차와 기차로 고국에 방문하는 꿈,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전세계에서 함께 번영하는 꿈, 여러분과 함께 꼭 이뤄내고 싶은 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10시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12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평화올림픽과 평화의 한반도시대를 열어 주신 여러분께 국민들을 대신하여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의 문을 연 것은 우리 국민과 재외동포 여러분의 하나 된 열망이었다”며 평창 동계올리픽 성공을 위해 노력해준 해외동포들의 각별한 노력을 일일이 거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는 재외동포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며 “일제강점기에는 중국와 연해주, 미주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자주 독립을 위한 동포들의 투쟁이 끊이지 않았다”고 상기하고 “740만 재외동포가 179개국에 뿌리내린 사연 역시 격변해온 대한민국의 역사와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대회의 슬로건처럼 대한민국과 재외동포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면서 “재외동포가 고국의 발전에 기여한 만큼 재외동포 관련 법제도가 아직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외동포 정책이 철저히 재외동포를 위해 만들어지고 집행되도록 하겠다”는 것.

구체적으로 △재외동포 생명과 안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 이를 위한 예산, 조직, 인력 대폭 확대, △5월 해외안전지킴센터 개소,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를 24시간 모니터링, △재외공관의 인프라 확충, 온라인 민원해결 시스템 구축, △우리 문화, 역사와 한국어 교육 확대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함께, 크게 기념하기로 했다”며 “남과 북, 그리고 전세계 740만 재외동포가 함께하는 ‘민족적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함께 더 커진 하나가 되어 한국인의 새 역사를 써 나가자”고 당부했다.

▲ 대륙 대표 12인과 차세대 한인 청년 12인이 함께 유라시아 철도를 형상화한 모형기차를 완성하는 퍼포먼스에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앞서, 임도재 대회공동의장(아프리카중동한인회 총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재외동포 사회는 항상 디아스포라의 역사 속에서 살아왔다. 나라가 존망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구국을 위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해외로 퍼져나갔다”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한민족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에 고취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재 의장은 “세계의 이목이 남과 북,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 모아지고 있다”며 “한민족이자, 하나의 민족으로 이뤄낸 평화의 결정체가 한반도에 머물지 않고 전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잇는 다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평화의 새 시작을 맞이하기 위해 740만 재외동포 사회도 또 한번의 도약을 해야 할 것”이라며 “새시대에 걸맞는 존경받는 한인으로 다시 뿌리 내려야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평화 구축을 위한 정부 시책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더 커진 하나, 평화와 번영을 잇다‘를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날 행사는 ‘2018 세계한인회장대회’와 연계해 진행됐으며, 문 대통령은 일본 내 헤이트스피치대책법 제정 추진 등 재일동포의 권익신장을 위해 기여한 오공태 민단중앙본부 상임고문 등 유공자 5명을 포상했다.

 

 제12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 축사(전문)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는

‘세계 한인의 날’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합니다.

 

‘세계 한인회장 대회’와 함께 열려

더 뜻깊은 날이 되었습니다.

전세계에서 한민족의 자긍심을 크게 높여주신

동포 여러분과 한인회장님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는 좀 더 각별한 마음으로

고국을 찾으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분단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의 한반도로 가고 있습니다.

동포 여러분의 애정 어린 노력이 보태져

그 길을 갈 수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년 전, 여러분을 만나 뵈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당시만 해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극에 달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과연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기회로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고 반드시 평화를 이루자는

국민들과 동포 여러분의 간절한 마음들이 모였습니다.

 

그 후 꿈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평화의 바람이 불어 왔습니다.

중심에 우리 동포들이 있었습니다.

 

필리핀, 브라질, 홍콩, 뉴질랜드에서는

재외동포 체육인들이 앞장서 평창 홍보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해외순방 가는 곳마다 한인회장님들께서

동포간담회를 평화올림픽 후원행사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리아에서는 모국방문단을 구성해,

평창을 직접 빛내 주었습니다.

대회의 성공을 위한 성금도 많이 모였습니다.

 

설악산과 정선 5일장, 대관령 양떼목장 등

평창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미국 CBS 아침 뉴스쇼에 여섯 번에 걸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재미동포 방송인의 열정이 이뤄낸 일이었습니다.

 

하나하나 동포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습니다.

한민족이 얼마나 간절히 평화를 염원하는지

세계인은 여러분을 통해 생생히 목격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문을 연 것은

우리 국민과 재외동포 여러분의 하나 된 열망이었습니다.

평화올림픽과 평화의 한반도시대를 열어 주신 여러분께

국민들을 대신하여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자랑스러운 동포 여러분,

 

대한민국의 역사는 재외동포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중국와 연해주, 미주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자주 독립을 위한 동포들의 투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독립 이후에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습니다.

 

740만 재외동포가 179개국에 뿌리내린 사연 역시

격변해온 대한민국의 역사와 같습니다.

망국과 독립, 경제발전과 민주화와 같은 시대의 모습이

망명, 노동이민, 입양, 국제결혼, 유학, 해외진출 등

다양한 형태로

씨줄과 날줄처럼 동포 여러분의 인생에 담겨있습니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처럼

대한민국과 재외동포는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과 재외동포의 시간은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함께 흘렀습니다.

 

대한민국의 성장은 우리 동포들의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동포들의 성장은 대한민국의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740만 재외동포는 대한민국이 가진 큰 힘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해외순방 때마다

동포 여러분으로부터 좋은 기운을 얻곤 합니다.

 

그러나 재외동포가 고국의 발전에 기여한 만큼

재외동포 관련 법제도가

아직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입법 과제는 그것대로 국회와의 협조를 통해 풀어가면서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재외동포를 대하는 정부의 자세부터 새로워져야 할 것입니다.

재외동포 정책이 철저히 재외동포를 위해 만들어지고

집행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세계에 자연재해와 테러, 범죄가 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를 위한 예산을 크게 늘렸습니다.

조직과 인력도 대폭 확충했습니다.

 

며칠 전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한 분까지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어제 실종자 한 분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인과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지난 5월에는 해외안전지킴센터를 열었습니다.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를 24시간 모니터링 해,

사건 발생 시 바로 동포들에게 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재외공관의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바로바로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생활의 불편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동포 여러분이 어려움을 겪을 때

제일 먼저 기댈 수 있고, 가장 힘이 되는 조국,

대한민국이 되겠습니다.

 

여러분의 후손이 바로 대한민국의 후손입니다.

아이들이 모국을 잊지 않도록

우리 문화, 역사와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겠습니다.

 

한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거주국 사회에서 당당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저는 평창을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만든 여러분과 함께

더 큰 꿈을 꾸고 싶습니다.

 

남북이 항구적인 평화 속에서 하나가 되는 꿈,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이

자동차와 기차로 고국에 방문하는 꿈,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전세계에서 함께 번영하는 꿈,

여러분과 함께 꼭 이뤄내고 싶은 꿈입니다.

 

내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함께,

크게 기념하기로 했습니다.

남과 북, 그리고 전세계 740만 재외동포가 함께하는

‘민족적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과 북의 동질감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한인회장님들께서

앞장 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평양과 삼지연, 서울을 오가는 비행기에서 보니,

갈라진 땅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로 이어진 우리 강산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지금 한반도에는 한민족의 하나 된 힘이 필요합니다.

동포 여러분이 낯선 땅에서 우뚝 서 대한민국의 자랑이 되었듯

위기를 기회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낼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동포 여러분, 우리 함께 더 커진 하나가 되어

한국인의 새 역사를 써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8년 10월 5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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