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 김영철 당 부위원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등이 19일 옥류관 2층 연회장 헤드 테이블에서 냉면으로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 연회 때 옥류관 국수 올릴 때 있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로 우리나라 찾아오는 외국손님들이 다 랭면 소리하면서 랭면 달라고 한단 말입니다. 굉장하더란 말입니다. 그 상품 광고한들 이보다 더 하겠습니까? (웃음)"

역시 평양하면 냉면, 냉면하면 옥류관이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점심 옥류관 2층 연회장에서 진행된 오찬에서 리설주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위원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 교수 등이 함께 한 헤드 테이블(주탁)에서 냉면을 소재로 가볍고 즐거운 대화를 주도했다.

유홍준 교수가 "서울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집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먹어요. 아주 붐이 일었습니다"라고 말하자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연회를 떠올리면서 "제 옆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앉았단 말입니다. (판문점 연회때)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 뚝딱 (웃음) 그런데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합니다. 오늘 오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뒤여서 인지 평안하게 자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위원장이 "촬영하니까 식사 못 하겠구만"이라고 농담을 던져 당사자는 물론 문 대통령도 웃는 상황에서 리 여사는 기자들에게도 "냉면 좀 하셔야죠"라고 거들었다. 

유 교수가 "서울에서는 평양냉면에 맛을 돋구려고 조미료를 살짝 넣는 게 이 맛이 안나요. 100% 육수내기가 힘들답니다"라고 말하자 이번엔 김 위원장이 웃으며 "오늘 많이 자시고 평가해 주십시오"라고 냉면을 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는 두 가지 가운데 쟁반국수가 더 좋습니다"라고 냉면 취향을 밝히기도 했다.

오전에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뒤여서인지 김 위원장은 농담을 하며 편안하게 자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리 여사가 유 교수에게 들쭉술 건배를 제안하자 "아직 시작 안했는데?"라고 반문, 이후 정상 부부간 건배가 이어졌는데 잔을 가르키면서 접대원에게 "이거 병이 없으니 무슨 술인지 모르지 않니?"라고 말을 걸었다.

유 교수가 "이거 들쭉술이죠? 어제 먹었습니다"라고 하자 "나는 여러분에게 더 자랑하고 싶어서 말입니다"라고 들쭉술 예찬을 펼쳤다.

▲ 오찬 참가자들이 냉면 예찬이 끊이질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가수 지코는 "밍밍한 맛의 평양냉면을 생각했는데 밍밍하지 않더라고요. 맛은 확실히 느껴지되 그렇다고 그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굉장히 균형 잡힌 맛인 것 같아요"라고,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여기는 굉장히 깊은 맛은 있는데 제 입에는 한국에 익숙해서 그런지 약간 싱겁다는 느낌은 있는데, 또 음미해보면 또 깊은 맛은 있는 것 같다"고 냉면소감을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방문한 만수대창작사에서 '예술이 남과 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2018.9.19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문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후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만수대창작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북 예술교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경섭 만수대창작사 사장과 김성민 부사장, 김영희 만수대창작사 미술작품전시관장이 영접을 나온 가운데 만수대창작사 미술작품전시관에 도착해 3층 전시장까지 관람을 마치고 난 후 "정부 당국 간 교류도 중요하지만 문화, 예술, 체육 교류가 가장 효과적이다. 문화, 체육 교류는 활발한데 예술 교류도 활발해져야 한다"면서 "광주비엔날레에 22점 전시된 것이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같이 전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층 로비에서는 방명록에 '예술이 남과 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2018.9.19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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