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19일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브리핑했다. [사진 -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분명히 선언문에 담지 못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직접 전달할 것이고, 그 결과 제 개인적인 생각은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이 이뤄질 것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19일 오후 3시 32분께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9월 평양공동선언’의 의미를 짚어주고 자신의 해석을 내놓았다.

문 특보는 평양공동선언 5조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 “어떻게 보면 미흡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전제하고 “미국은 항상 북측에 ‘선 신고사찰, 후 종전선언’, 북측은 ‘선 종전선언, 후 신고사찰’ 이 형태로 가면서 지금까지 교착상태가 왔던 것”이라며 “그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미국과 북한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협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걸 우리 정부가 선뜻 나서서 정상 선언에 담기는 어떻게 보면 부적절했다고 볼 수가 있다고 본다”는 것.

문정인 특보는 “다음 단계의 핵 협상을 위한 아주 탄탄한 기반을 닦았다라고 하는 데 상당히 의의가 있지 않는가 생각이 된다”며 특히 이번 정상회담 동안에 두 정상이 거의 4시간 넘게 핵 문제를 협의했다고 확인하고 “아마 남북 정상회담 하는 데 핵 문제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에서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고 합의한 대목에 대해 “지금 현재 북한 핵의 기본이 되는 플루토늄 생산시설과, 고농축 생산시설을 영구 폐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북이 얘기한 것은 최초일 거다. 그래서 그것을 우리 대통령께서 받아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이라는 조건절에 대해 “하나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두 번째는 안정적이고 항구적는 평화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인데, 아마 여기에 종전선언도 포함되어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해석했다.

나아가 “북의 입장에서 새로운 관계라는 것은 종전선언을 해서 불가침 의지를 분명히 해 주고, 그걸 통해서 평화 협정을 이행해 나가는 것이니까, 아마 이 대목에서 신고사찰과 종전선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평양공동선언에 담지는 못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주 뉴욕 유엔총회 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렇게 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도 속도를 낼 수 있으리라는 것.

문 특보는 “저는 상당히 1조를 눈여겨봤다”며 “최소한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주도하는 우발적 충돌을 막고, 그렇게 함으로써 핵 충돌을 막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고 하는 기본 인식 하에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양공동선언 1조는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였다”는 군사 분야 합의다. 이에 더해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부속합의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도 채택했다.

문 특보는 “과거와 달리 상당히 구체적”이라며 “우리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거기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만들고, 군사적 신뢰 구축에 관한 여러 사항들을 했는데, 그것에 비해서도 상당히 견실하고, 실천적 조치를 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서울 방문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제 옆자리에 앉았던 통일전선부 주요 인사와 얘기하는데, 서울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 주변에서 전부 다 반대를 했다고 한다”고 전하고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김정은 위원장이 했고, 우리 대통령은 그걸 독려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두 정상이 백두산에 가는 것, 그것은 아주 북측 말로는 ‘사변적’이고 우리말로는 상당히 혁명적인 그런 결정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만나는 시간이 정말 많았고, 그 다음에 표현의 깊이도 깊었고, 그만큼 신뢰도 쌓였고 이런 것들이 남북관계 개선이나 또는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상당히 긍정적 기재로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 모두 유일하게 수행한 문정인 특보는 “6.15 정상선언은 상당히 총론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10.4 정상선언은 상당히 각론적 성격이 강하고, 이번 9.19 공동선언의 내용을 보면 상당히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는 그런 느낌을 들었다”며 “3개의 선언문이 상당히 보완적인 것을 이루고 있지 않느냐 하는 그런 느낌을 갖는다”고 총평했다.

(추가,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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