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국회의장단과 외교통일위원장, 5당 대표 등 9명에게 평양 정상회담에 동행을 요청한데 대해 국회의장단과 보수 야당 쪽에서 부정적 입장이 나왔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주영 부의장, 주승용 부의장 및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 그리고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 이에 반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후 4시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가실 수 있는 분들과 같이 가서 정부 대 정부 뿐만 아니고 국회 차원에서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다만, 전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별도로 국회.정당 특별대표단으로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데 대해서는 “그러지는 않을 거다”라고 답했다. 9명의 초청자 중 3명만 동행 의사를 밝혀 특별수행원에 포함될 것임을 시사한 것.

▲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에게 평양 정상회담에 동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임종석 실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아홉 분을 특별히 국회.정당 대표로 초청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아무쪼록 금번 평양 정상회담에 함께 동행해주시기를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초청에 응해 준다면 국회․정당 특별대표단이 의미 있는 별도의 일정을 가지실 수 있도록 북측과 성의 있게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내에서도 초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두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국회 차원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국회 회담의 단초를 여는 좋은 기회로 삼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이주영 부의장, 주승용 부의장 및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협의한 결과 “금번 정상회담에는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동행하지 않기로 하고 이같은 협의 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 의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후 열릴 가능성이 있는 ‘남북 국회회담’에 여야가 뜻을 모아 함께 참여하기로 두 부의장 및 외통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공개초청 전에 청와대와 당사자들 간의 사전조율이 전혀 없었다”며 “정상회담 1주일 전에 이런 민감한 문제를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공개적으로 초청을 제안한 것은 지나치게 정략적인 행태다. 역대 어느 정부도 이처럼 독단적인 정부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야당 대표들은 전날 남북 정상회담 동행에 대해 청와대가 아닌 문희상 국회의장으로부터 전화로 전해들은 것이 전부”라며 “이미 야당 대표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방북 제안에 불참 의사를 밝혔음에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방북을 제안한 것은 야당과 협력했다는 명분쌓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행정부 수반의 정상회담에 야당대표와 입법부 수장이 수행하는 모양새를 요구한 것과 진배없다”며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동행 문제로 국론분열을 야기하기보다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의 진전을 위한 이정표를 만들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손학규 대표는 이미 청와대의 방북초청에 대해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오늘 오전 국회를 방문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재차 가지 않겠다고 다시 알렸다”고 확인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급격한 최저임금인상과 부동산정책 실패 등 계속되는 민생경제 실패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가리는데 이용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비핵화의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미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남북정상회담 의제까지 조율하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신뢰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국회를 방문, 초청 대상자들을 만났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국회 당대표실로 찾아가 다시 한번 평양 정상회담 동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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