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령자인 강정옥 할머니가 북측 동생 정화 씨를 안고 볼을 비볐다.[사진-공동취재단]

24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연회장에서 70년 만에 북측 강정화(85) 씨를 만난 남측 최고령자 강정옥(100) 할머니는 동생을 꼭 안아주며 볼을 비볐다. 정화 씨를 계속 응시하다가 “다시 만나면, 앞으로 만나면, 익숙하지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까”라던 강 할머니는 “정화야 정화야 아이고 정화야 안아줘야지 아이고 정화야 고맙구나”라고 그리웠던 마음을 드러냈다.

강 할머니와 동행한 순여(82) 씨는 자리로 뛰어오더니 “언니! 막내우나”라고 반가움을 표현했고, 정화 씨는 “아이고 순여!”라며 울먹였다. 

▲ 처음으로 만난 부자는 오열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유일하게 부자가 상봉한 테이블도 울음바다가 됐다. 북측 아버지 조덕용(88) 씨는 아들 정기(67) 씨가 태중(100일)에 있을 때 떠났다. 정기 씨는 이번 상봉 과정에서 처음으로 아버지 사진을 봤고, 이날 실제로 어버지를 만났다. 그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살아계신 줄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근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환하게 웃으며 걸어오는 북측 동생 유철(70) 씨를 발견한 송유진(75)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맞잡았다. 빨간 보자기로 싼 상자를 테이블에 놓은 유철 씨는 “엄마 죽었잖아”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유진 씨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 씨는 1992년 방북해 어머니와 형제 자매를 만나고 남측으로 돌아왔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았다. 그 1년 뒤 어머니가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총을 든 경제학자' 안병렬의 딸 세민 씨를 만난 안경숙 씨 가족. [사진-공동취재단]

안경숙(89) 씨는 좌석을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는 북측 조카 세민(80) 씨를 발견하고 “세민아! 안세민!”이라 외치더니 달려가 끌어안았다. 세민 씨는 고모를 보자 오열했다. 가족들 모두가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 세민 씨는 ‘총을 든 경제학자’ 안병렬의 딸로 알려졌다. 

이날 2차 상봉단의 첫 단체상봉은 오후 3시 15분 ‘반갑습니다’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시작됐다. “북측 가족들이 들어오십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남측 81가족 326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을 바라봤다. 

강정화 씨가 제일 먼저 들어와 상봉하자 주변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권혁빈(81) 씨는 북측 형 혁만(86) 씨가 딸 순숙 씨와 함께 들어오자 단번에 알아보고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오른쪽 귀에 보청기를 찬 혁만 씨는 동생 혁찬, 혁빈 씨를 옆에 앉히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다. 딸 순숙 씨는 경청했다.    
        

▲ 첫 단체상봉장은 울음과 웃음이 교차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남측 가족과 지원 인원, 기자단 등 480명이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버스에 올라 금강산으로 향했다. 오후 1시 43분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해 점심을 먹은 뒤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가족과 첫 상봉을 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후 7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남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가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둘째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에 이어 오후 이산가족면회소에서 2차 단체상봉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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